[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북한이 대외무역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통계청의 보고서가 나왔다. 북한이 전쟁 등에 대비해 '자급자족'을 강조한 경제계획을 펼쳤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경제발전을 가로막았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도 제기됐다.
대외적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이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북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개방과 함께 교통·물류망 형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9월 평양 시내에서 운행 중인 무궤도전차의 모습. |
◆ 北, 중국에 수출 93%·수입 95% 의존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 북한의 주요 통계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주요 수출과 수입 국가는 중국으로, 그 비중은 각각 93.2%, 95.5%에 달했다.
그외 수출 국가로는 인도(0.76%), 파키스탄(0.64%), 스리랑카(0.55%), 멕시코(0.34%), 수입 국가로는 러시아(1.96%), 인도(1.10%), 필리핀(0.37%), 스위스(0.14%) 등이 뒤따랐으나 중국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북한의 무역총액은 55억5000만 달러로 남한 1조521억7300만달러의 190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고립된 경제는 북한의 경제성장을 제한했다. 북한의 GDP는 남한의 43분의 1에 지나지 않으나 지난해 성장률은 오히려 후퇴했다.
2017년 북한의 GDP는 36조3818억원으로 남한 1569조416억원 대비 43분의 1의 수준이었고,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146만원으로 남한(3364만원)의 23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2016년 대비 3.5% 감소했다. 반면 남한은 3.1% 증가했다.
평양 시내를 걷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
◆ 국제고립 대비한 경제계획, 北 경제성장 막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30일 발간한 '2018년 11월 북한경제리뷰'에서 북한이 근대적 경제성장에 실패한 이유로 "북한이 대외적 단절로부터 생존하는데 보다 효과적인 경제체제를 구축하는걸 지향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1945~90년 기간 북한의 저조한 철도 건설이 철도망과 운송망을 확대하려는 북한의 의지 부족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북한은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근대적 경제발전 전략 자체를 채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전을 이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자립경제노선'을 추구하며 군 단위 지방경제 체제를 발전시켜 지방 공장들이 자기 지역 내에서 원자재를 조달하고 자급자족을 달성하는 것을 지향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기 지역에서 조달할 수 없는 원자재가 훨씬 많기 때문에 교통망이 갖추어지지 않은 지방공업은 궁극적으로 낮은 수준의 생산성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결국 북한의 소극적인 철도 투자는 체제의 생존과 지속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우선한 결과였으며, 북한경제가 근대경제성장의 길을 걷지 못하고 장기 침체로 빠져들게 된 원인이자 결과였다"고 분석했다.
[도라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남북 철도 공동조사'를 마친 열차가 지난 18일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으로 귀환하고 있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경의선 개성~신의주 400km 구간,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800km 구간 등 총 1200km 구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
◆ 남북 철도연결 및 북한 철도조사, 北 경제 되살릴까
최근 남북은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지역 철도조사에 착수했다. 그렇다면 남북의 철도 연결과 북측 철도 현대화가 북한의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을까.
보고서를 작성한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북한 철도가 워낙 낙후돼있어 끊어진 것을 연결하는 것으로 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북한 철도 자체를 새로 깔아야 하는 수준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정부는 경의선과 동해선을 연결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으나, (북한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철도망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면서 "경의선만 복구하면 연결이라 할 수 있을지, 그런식으로 투자를 하는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경의선을 잇는게 일대일로로 우리와 중국을 연결하는게 목적이라면 철도가 북한경제의 발전에 아무 도움이 안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재 철도에 대해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접근은 상징성과 정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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