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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실손의료보험을 비교 판매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부쩍 증가했다. 내년 초 보험료가 변경되므로 오르기 전에 빨리 가입하라는 거다.
이런 이메일은 대부분 법인보험대리점(GA)이 발송한다. 온라인 보험을 판매하는 것처럼 포장만 했을 뿐 실질적으로는 대면채널 상품을 판매하는 거다. 소비자는 저렴한 상품을 추천 받는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더 비싸 주의가 필요하다.
◆온라인 보험 비교해주는 업체 없다
24일 뉴스핌은 온라인에서 소비자에게 맞게 실손보험비교판매를 한다는 GA를 무작위로 선정해 상담을 받아봤다. 그 결과 사이버마케팅(CM)채널 상품을 추천하거나, 제대로 비교 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마케팅 동의를 통해 개인 정보를 입력하자 1시간 이내에 대부분 전화가 걸려왔다. 그리고 실손보험 이외에 다른 상품까지 추천했다. 일부 GA는 무조건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가령 한 GA의 설계사는 단독형실손보험은 무조건 특약을 포함해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손보험만 가입할 수 있지만 속인거다. 특약을 포함해야 하는 이유는 최근 상품이 특약을 무조건 포함하도록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슬쩍 암보험을 권했다. 암 발병률이 매우 높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GA 설계사는 과거 치료 이력 등을 물은 후 건강종합보험을 추가하도록 권유했다. 실손보험만 가입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건 불가능하다고 얘기했다.
또 판매하는 실손보험도 CM용 상품이 아닌 대면채널 상품이었다. 보험 가입 채널은 크게 3가지로 CM이 가장 저렴하고 텔레마케팅(TM)이 두 번째로 저렴하다. 설계사를 직접 만나 가입하는 대면채널이 가장 비싸다.
게다가 일부 GA 설계사는 일부러 보험료가 비싼 유병자실손보험이나 간편심사실손보험과 비교하며 판매했다. 동일한 상품이 아닌 보험료가 더 비싼 상품을 넣은 이유는 비교가 형식적인 선에서 그치기 때문이다.
유병자나 간편심사실손보험은 보험료가 2배 정도 차이가 나서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선택에서 제외한다. 특정보험사 상품을 밀어주고 있다고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KS자산관리, 온라인 보험 비교 사이트에서 발송한 메일 |
보험료비교 사이트가 증가하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비교·분석해 가장 좋은 온라인 상품을 추천하는 척 하지만 실상은 가장 비싼 대면채널 상품을 판매한다. 이런 사이트를 통해 가입한 소비자는 보험설계사가 제공하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비싼 보험료만 납입하게 된다.
결국 이런 실상을 잘 알지 못하는 소비자는 비싼 보험료를 내면서 불필요한 상품까지 가입하게 되는 셈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GA들이 온라인보험을 비교·판매한다고 오인하도록 마케팅 문구를 작성하고 있다”며 “실제로는 온라인 보험이 아닌 전화나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 문구를 교묘하게 작성해 실질적으로 단속이 쉽지 않다”면서도 “이런 비교사이트를 통해 피해를 보는 소비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0I0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