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닛산(日産)자동차가 직원들에게 카를로스 곤 전 회장과 그레그 켈리 전 대표이사 측과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26일 NHK가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닛산 측은 지난 24일 전 직원들에 "모든 종업원에 중요한 주지(周知)"라는 이메일을 통해, "닛산 전 종업원에 곤 전 회장과 켈리 전 대표, 두 사람의 변호사, 관계자들과 접촉하지 말라고 지시한다"고 했다.
이어 직접 면회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화상 회의를 포함한 모든 방법으로 만나지 말 것 △전화가 오면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을 할 것 △이메일이나 편지 등에는 답신을 하지 말 것 등 구체적인 대응도 적혀있었다. 또 상대로부터 접촉이 있을 경우 회사 법무실에 연락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NHK는 "곤 전 회장이나 켈리 전 대표이사가 보석되는 사태를 상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레그 켈리 전 닛산 대표이사가 25일 오후 10시 경 도쿄구치소에서 보석으로 풀려났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제로 메일이 발송된 다음날인 25일 오후 10시 46분 경 켈리 대표이사는 7000만엔의 보석보증금을 납부하고 도쿄구치소에서 보석됐다. 그는 11월 19일 첫 체포된 이후 37일만에 도쿄구치소를 나왔다.
아시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지방재판소는 켈리 전 대표의 보석 조건으로 △일본 내에서 정해진 장소에 머물 것 △해외 도항을 하지 말 것 △곤 전 회장이나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広人) 닛산자동차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법거래를 한 간부들과의 접촉하지 말 것 등을 들었다.
재판소 측이 켈리 전 대표가 보석의 조건을 지킨다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적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켈리 전 대표가 지병으로 의사 진찰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가능성이 있다.
곤 전 회장과 켈리 전 대표이사는 지난달 19일 2011년도~2015년도까지 5년 간 유가증권 보고서에 자신의 보수를 축소해 허위 기재해, 금융상품 거래법 위반한 혐의로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됐다. 이후 2015년부터 2018년 3월까지 3년 간의 보수 축소 기재 혐의가 더해져 이번달 10일 재체포됐었다.
하지만 지난 20일 도쿄지방재판소가 20일 특수부의 구류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보석 가능성이 부상했다. 이후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 21일 곤 전 회장을 특수배임 혐의로 재체포했지만 켈리 전 대표이사는 체포하지 않았다.
켈리 전 대표는 현재 특수부가 제기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보석 후 변호인을 통해 "(보수의) 허위기재는 없었으며 무고하다는 것을 법정에서 밝히겠다"며 "한시라도 빨리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싶다"는 코멘트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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