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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반도체] 저무는 메모리 호황…삼성·SK, '초격차'로 대응

기사등록 : 2018-12-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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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실적 견인한 메모리 반도체, 내년부터 가격 둔화 시작
중국의 반도체 굴기 현실화…미·중 무역갈등 따른 고관세 부과 등 우려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내년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시장은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둔화로 인해 올해보다 역성장이 예상된다. 중국 기업들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입과 이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갈등심화로 대외적인 위기 역시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세계 1·2위 D램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세공정 기술을 앞세운 '초격차' 전략으로 이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또 반도체 사업 전체의 중장기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부터 비메모리 반도체(프로세서, 이미지센서, 파운드리 등) 사업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지원하에 추진 중인 중국의 반도체 굴기(2025년 중국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가 올해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는 YMTC(낸드플래시), 푸젠진화·이노트론(D램) 등이 메모리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과 무관치 않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에 따른 고관세부과 조치 등 대외적인 위기도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푸젠진화를 수출입 금지명단에 등재하고, 기술탈취혐의로 기소하자 중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에 이를 항의하는 등 양국의 갈등은 고조되는 모습이다.

◆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사이클 2년 만에 종식

삼성전자(반도체 사업 부문)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사이클(초장기 호황) 영향으로, 매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의 성과를 거둬왔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만 삼성전자는 36조8120억원, SK하이닉스는 15조8770억원을 달성해 이미 작년 연간 영업이익(삼성전자 35조2150억원, SK하이닉스 13조721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자료=신한금융투자]

하지만, 2019년은 메모리 시장의 가격 둔화 영향으로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D램 가격이 올해 4분기부터 하락, 이 같은 상황은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IC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축소에 기인한다. 구글과 아마존 등이 지난 2016년 말부터 경쟁적으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2년여 간 서버 D램의 폭발적인 수요확대를 견인했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이 투자규모를 축소함에 따라 D램 가격이 본격적인 하강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은 지난 10월 10% 이상 하락한데 이어 11월에는 1.64%나 떨어졌다.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1분기에도 D램 가격은 10%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증권업계 역시 내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한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년 메모리 시장은 상저하고의 흐름을 기록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전년동기 대비 둔화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으로 48조60억원, 21조9490억원을 기록, 내년 연간 영업이익은 이보다 감소한 38조640억원, 15조6760억원으로 예측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 시장의 수요 대비 공급초과율은 2018년 4분기 3.3%에서 2019년 1분기 14.1%까지 확대됐다가 점차 둔화돼 2019년 3분기에는 공급부족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2019년 2분기부터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는 한편,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 축소가 공급을 제한하며 수급 상황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10nm 중반 미세공정 통한 '초격차' 시동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업계 우위의 10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중반의 미세공정 기술을 통해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벌이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10nm 중반의 미세공정 기술로 생산한 16Gb 용량의 'DDR5 D램'.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이미 경기 평택에,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에 10nm 중반 미세공정 양산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10nm 중반 미세공정 기반의 D램은 내년 하반기부터 양사 반도체 사업의 수익 측면에서 본격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가 상용화됨에 따라 스마트폰의 D램 용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내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분야의 역량을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올 한해 파운드리 육성을 위한 반도체 생태계 플랫폼 'SAFE'을 통해 하반기 매출 기준으로 파운드리 세계 2위에 오르는 성과를 달성한 가운데 내년에는 7nm 미세공정 기술을 무기로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업체들과 협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5G 이동통신 서비스의 상용화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이 더욱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에 필요한 비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리하고, 올해 파운드리 생태계 구축을 집중한 것도 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fla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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