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이 핵 미사일 대량 생산을 시작해 오는 2020년이면 100여 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현지시각) NBC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북한이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공개적인 미사일 실험이 중단되긴 했으나 무기 개발 프로그램은 오히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 크리스티나 배리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책을 바꾸지 않았으며, 오히려 연구 개발에서 대량생산 쪽으로 넘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위성 사진 분석 내용과 전문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북한은 핵분열 물질 생산과 미사일 기지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드로윌슨센터 수석부소장 로버트 리트워크는 지금의 생산 속도대로라면 북한이 오는 2020년까지 100여 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다면서, 이는 영국이 보유한 핵탄두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중단한 데다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폐쇄가 확실히 검증되지도 않았고 되돌이킬 수 있는 조치라면서 특히 추가적인 핵탄두 생산과는 관련이 없는 조치라면서 의미를 평가 절하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두고 북한과 미국이 정의조차 제대로 합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보여주는 비핵화 관련 조치들을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전문가들과 정보 관계자들 상당수가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는 CVID를 북한이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미국이 좀 더 완화된 단기 목표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북한이 절대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알고 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사일 실험만 중단하면 그 자체로 대북 정치 성공을 주장하며 정치적 승리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을 주장하는 시간 동안 무기를 증강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전략을 지속하는 것이 김 위원장에게도 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