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상품 가격 하락과 중국의 보복 관세에 이미 타격을 입은 미국 농업이 내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본격 가동되면 거의 사지로 몰릴 것이라고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가 전망했다.
지난 30일 기점으로 일본·호주·캐나다·뉴질랜드·멕시코·싱가포르 등 7개국 의회가 CPTPP를 비준했고, 브루나이·칠레·말레이시아·페루 등 남은 4개 회원국도 곧 비준할 예정이다.
CPTPP가 가동되면 전 세계 경제성장의 14%를 차지하는 11개 회원국 간 관세가 대폭 인하돼, 미국과 같은 비회원국의 수출품은 11개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한층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일본 등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CPTPP 회원국 시장에서 미국산 육류 등 농산품이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일본은 미국산 소고기 주요 시장이었지만, CPTPP가 발표되면 호주산 소고기에 대한 관세가 27.5% 낮아져 호주산 소고기가 미국산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산 밀도 일본 시장에서 호주와 캐나다산 수출품에 밀릴 위기에 처했다.
케빈 케스터 미국축산협회 회장은 “즉각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미국산 소고기는 일본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뺏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은 CPTPP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일본과 FTA를 맺고 있어 미국보다는 타격이 적을 전망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이 TPP에서 탈퇴하지 않았다면 실질소득이 연간 1310억달러(약 145조9995억원) 증가했겠지만, TPP 탈퇴로 이러한 실질소득 증가를 놓친 것뿐 아니라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20억달러의 손해를 볼 것이라고 추산했다.
TPP 탈퇴를 결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TPP가 미국 제조업을 해치고 무역적자를 확대하며 미국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탈퇴 후 EU 시장 접근 제한에 대한 대체 방법을 찾는 영국이 CPTPP 가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CPTPP 가입국이 늘어날수록 미국산 수출품이 받는 압력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맥라티 어소시에이츠의 스티브 오쿤 선임고문은 “미국 재계가 전례 없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이 우리만 놔두고 전진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