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아영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가 '좌석 장사'로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좌석 위치 별 가격에 차등을 두고, 유료인 사전 좌석 구매 서비스 제공을 통해서다.
저비용항공사(LCC) 6개사 항공기.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사진=각사] |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최근 유상좌석을 구분을 세분화하고 판매가를 조정했다.
기존의 일반석을 세분화해 △앞좌석(1~3열)/비상구 좌석 △일반A(4~9열) △일반B(10~19열) △일반 C(나머지)로 나누고, 판매가에 차이를 뒀다. 기존에는 앞(1~3열)/비상구 좌석과 일반석만이 구분됐다. 또, 국제선만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사전좌석 지정 서비스를 제주 노선까지 확대했다.
좌석 지정 요금은 노선 별로 △제주 노선(온라인) 2000~6000원 △동북아(일본) 노선 6000~1만5000원 △동북아(기타), 러시아 노선 8000~2만원 △동남아, 미주, 울란바토르 노선 1만~2만5000원이다.
예를 들어 에어부산 탑승객이 동남아 노선에서 1~3열이나 비상구 좌석을 사전 지정하는 비용은 2만5000원이다. 1~3열과 비상구 좌석이 총 30석일 때 에어부산이 해당 항공편 1회 비행을 통해 최대로 벌어들일 수 있는 추가 수입은 대략 75만원 수준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좌석 배정을 통한 부대 수익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세부 구분은 고객들이 인지하기 쉽게 하려는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선택 기회를 넓히고 향후 수익성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좌석 지정은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모든 LCC가 유료 서비스로 운영 중이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좌석 지정 서비스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LCC로 중거리 노선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길어지는 비행시간과 좁은 좌석에 불편함을 느끼는 탑승객이 많아지고 있다. LCC는 이 같은 서비스를 통해 이코노미클래스가 불편하지만 합리적인 요금에 편안한 여행을 원하는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이다.
LCC 중 유일하게 중대형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진에어는 B777-200ER을 운항하며 '지니플러스 시트'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니플러스 시트는 일반 좌석보다 앞뒤 간격이 약 6인치 더 넓은 좌석으로, 지니플러스 운임을 구매하거나 별도로 사전좌석지정 서비스를 통해 이용 가능하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서울은 옆 좌석 구매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1인당 최대 2좌석 이용이 가능하며, 출발 당일 공항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꿈꾸좌(누워가는 좌석 패키지)'도 판매한다. 야간 비행 시 누워갈 수 있도록 옆 좌석 2석과 담요, 베개를 함께 제공한다.
한편, 최근 LCC들은 사전 좌석 지정 등을 포함해 유료 부가서비스를 묶은 '번들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사전 좌석 지정, 수하물 구매, 기내식 주문, 우선 탑승 서비스 등을 하나로 묶어 개별 구매 대비 최대 50% 이상 저렴한 번들 서비스를 도입했다. 앞서 티웨이항공과 진에어 등이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인 요금에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사업은 LCC 비즈니스 모델에 부합하는 형태"라며 "서비스 도입 초기 외에는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아 수익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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