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이 20조원에 달하는 미국 차세대 방송 솔루션 시장을 공략한다.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와 협력, 현지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1월 7일(미국 라스베가스 현지 기준) 미국 라스베가스 윈(Wynn) 호텔에서 SK텔레콤-싱클레어 간 합작회사 설립 관련 협약식에 참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 크리스토퍼 리플리(Christopher S. Ripley) 싱클레어 방송 그룹 CEO의 모습. [사진=SK텔레콤] |
SK텔레콤은 현지시간 7일, 미국 최대 규모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 방송 그룹(CEO 크리스토퍼 리플리)과 합작회사 설립 관련 협약식을 맺었다고 밝혔다. 합작회사는 1분기내 출범 예정이며 양사는 각각 1650만 달러씩 총 3300만달러를 투자해 공동 경영에 나선다.
합작회사는 미국 방송 업계의 대전환기를 맞아 차세대 방송 시장 선점에 나선다. 미국 방송 업계는 2018년 차세대 방송 표준 ATSC 3.0을 제정하고 기존 ATSC 1.0 대비 한층 진화한 방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ATSC 3.0은 미국 디지털TV 방송 표준 규격으로 국내에서는 2017년 상용화(UHD 방송)된바 있다. 빠른 속도로 고화질 영상 데이터 전송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양사는 지난해 CES에서ATSC 3.0 방송 주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합작회사는 ATSC 3.0 방송 솔루션과 장비를 공동 개발, 올해 미국 내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싱클레어는 향후 10년 이내에 미국 전역의 1000여개 방송국들이 모두 ATSC 3.0 기반 솔루션, 장비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미국 방송국에 선제적으로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ATSC 3.0 방송 솔루션이 상용화 되면, 개인 맞춤형 광고, 차량 내 지상파 방송 및 맵 업데이트 등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가 등장한다. 방송 주파수로도 사용자의 개인 IP를 인식할 수 있어 미디어 사업자와 사용자의 스마트폰·차량·TV 간에 양방향 서비스가 이뤄지게 된다.
이에 따라 미국 시청자들의 미디어 시청 환경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에서 본인 취향에 맞는 광고와 VOD를 골라 보는 한편, 달리는 차 안에서도 고품질의 지상파 방송을 보고 내비게이션 지도를 무선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협력으로 SK텔레콤의 토종 미디어 기술이 미국 시청자들의 안방까지 진출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미국 TV 시청 가구 수는 2017년 말 기준 1억2000만에 이른다.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시 다른 해외 시장에서도 추가 사업 기회가 생길 전망이다.
한국 정부 주도로 국내 방송사와 ATSC 3.0 방송 솔루션을 상용화한 경험이 있는 중소 미디어 업체들도 해외 사업 기회를 넓힐 수 있게 됐다. ATSC 3.0 방송에 필수적인 장비를 미국 방송사에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SK텔레콤은 2016년 모바일 생방송 기술(TLS)을 ‘옥수수(oksusu)’ 실시간 채널에 적용해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이외에도 차세대미디어전송기술(MMT) 분야에서 세계 기술 표준을 주도하고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싱클레어는 합작회사 성장을 견인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예정이다. 합작회사가 ATSC 3.0 방송 솔루션을 싱클레어 방송 그룹의 방송국에만 공급해도 상당한 규모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싱클레어는 2017년 기준 가구 단위 시청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 173개 TV 방송국과 514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 27억3000만달러로 매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싱클레어 방송 그룹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국 차세대 방송 솔루션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며 “5G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외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 방송 그룹 CEO는 “기술 선도기업 SK텔레콤의 미디어 솔루션과 싱클레어의 방송 인프라가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두 회사의 협력이 미국 방송·인터넷 플랫폼 환경을 한층 진화 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