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친문계(친문재인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노영민 주중대사가 8일 문재인 정부 2기 신임 비서실장에 전격 임명됐다.
이에 따라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맡고 있던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도 노 실장이 이어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노 신임 실장의 승계 여부와 관련, “노 실장 취임 이후 확인해보자”면서도 “아마도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들도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명확하게 직함에 대한 인수인계 과정을 거치지는 않았지만, 관례적으로 전임자가 유지했던 직함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위원장직 승계 여부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행추진위는 지난해 3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로 출범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임 실장을 준비위원장에 임명하며, 위원회 구성을 맡겼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노영민 주중대사가 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19.01.08 leehs@newspim.com |
이행추진위는 4.27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뒤 ‘판문점선언 이행추진위원회’로 전환됐다. 판문점선언의 합의사항 이행과 후속 조치 등을 점검한다는 취지였다.
이후 9월 평양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로 다시 바뀌었다. 임 실장은 당시 위원장으로서 평양정상회담 의제 등을 조율한 바 있다. 준비위원회는 현재 이행추진위로 다시 전환됐다.
노 실장이 임 전 실장의 이행추진위원장직을 물려받으면 당장 굵직한 외교 일정들과 맞닥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7~10일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중정상회담 일정 이후부터,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라는 ‘빅이벤트’까지 예고돼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준비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의 비핵화 협상 성과에 따라 험로가 예상된다.
비핵화 협상에서 진전이 있다면 문 대통령이 기치로 내건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김 위원장의 답방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8일 오전 평양 시내를 함께 퍼레이드 하며 환영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하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1차 북미정상회담 때와 같이 정치적 선언 수준에만 그친다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조성될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이행위원장직은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서브와 김정은 답방 문제를 맡아야 하기 때문에 비서실장이 직접 맡는 게 가장 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만 청와대 2기가 들어서고 내각 개편도 예정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업무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전임자와 인수인계하면서 동시에 이행추진위원장까지 맡게 되면 과부화가 걸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특히 “이 때문에 당장 이행추진위원장직까지 넘기지는 않고 전임자인 임종석 전 실장에게 당분간 역할을 유지하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당장 현안이 있어 시급한 직분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봐가면서 (문 대통령이) 인수인계를 진행시키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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