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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깨고 '집단지도체제'로 기운 한국당

기사등록 : 2019-01-10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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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단일'로 기운다더니…이날 의총 발언에서는 '집단'이 더 많아
"한 번도 민주 공천 한 적 없어…당원들도 집단체제 원해"
남은 건 비대위의 결정…다음 주 중 최종 의결한 뒤 전국상임위 개최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단일지도체제'냐, '집단지도체제'냐를 놓고 고심 하던 자유한국당이 10일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공개 발언에 나선 의원들 중에는 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는 의원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단일지도체제가 유력하다던 당 안팎의 전망과는 다소 다른 결과다. 이제 남은 것은 비상대책위원회의 결정이다.

10일 오후 한국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차기 당 지도체제를 논의했다.

한국당은 당 대표 권한이 강한 대신 독단의 우려가 있는 현행의 '단일지도체제'와,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함께 의사결정을 해 민주적이긴 하지만 의사결정이 까다로운 '집단지도체제'를 두고 고민 중이었다.

당초 당 안팎에서는 '단일지도체제'가 유력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의원들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현행 체제 유지의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날 의총 분위기는 사뭇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발언에 나선 의원들 가운데 집단지도체제가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1.10 yooksa@newspim.com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의원들의 의견을 심층 취합했는데, 오늘 발언하신 의원들은 비슷한 비율로 발언을 하셨다"면서 "다만 많은 의원들이 어떤 지도체제를 선택하냐보다 어떻게 운영되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일과 집단 모두 비슷하게 나오긴 했는데 집단이 조금 더 많았다"고 밝혔다.

한국당 한 의원도 "의원들에 물어보니 대부분 집단을 많이 말씀하시더라"면서 "단일로 하자는 의견도 몇 분 있긴 한데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사람의 문제라고 빙 둘러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체적으로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당 운영을 함께 하는 집단지도체제에 무게가 실린 분위기였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등을 고려하면 홍 전 대표 때처럼 당 대표가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것이 의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집단지도체제에 무게가 더 실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의원은 "이전까지 우리 당이 단 한번도 민주적으로 공천을 한 적이 없는 만큼, 다음 총선에서만큼은 민주공천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따라서 집단지도체제가 바람직하며, 당원들도 만나보면 집단지도체제를 더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당은 의원들에게 어떤 지도체제를 선호하는지 적어서 제출하도록 했다.

나 원내대표는 "아직 그 결과를 보고받지 못했는데, 의총은 보고를 받는 기구일 뿐 의총에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면서 의원들의 의견은 참고만 하고, 이를 비대위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18.10.30 yooksa@newspim.com

이제 남은 것은 비대위의 결정이다. 비대위는 다음주 중 회의를 열고 지도체제를 의결한 뒤 오는 17일 전국 상임위원회를 열어 차기 당 지도체제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의원총회에서 나온 의견들이 무조건 비대위에서 최종안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공개발언 등을 통해 의원들이 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이상 정 반대의 선택을 하는 것 역시 김 위원장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한국당 의원은 "보통 전국 상임위는 통과를 전제로 단일안을 올려 반대 없이 통과되는 것이 관례였는데, 의총에서 많은 사람들이 말한 것과 다른 의견이 올라간다면 개최 자체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의총에서 의견이 나온 것처럼 집단지도체제가 전국 상임위에 올라가야 한다"면서 "만약 다른 안이 올라가면 의원들뿐 아니라 당원들도 반대할 수 있다. 정 안되면 당원 투표라도 해서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다음 주 비대위 의결 날짜는 하루 이틀 정도 변동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전당대회 등의 일정은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오는 2월 27일 전당대회를 열고 차기 당 대표를 뽑는다.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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