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인턴기자 = ‘체육계 미투(나도 당했다)’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태권도계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전직 태권도 선수가 중학교 시절 지도자로부터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전직 태권도 선수인 이지혜 씨는 17일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3월까지 대한태권도협회 임원(이사)을 지냈던 강모 씨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1998년부터 5년 동안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씨는 “(강모 씨가) ‘가슴이 너무 크면 안되니 내가 만져서 큰지 안 큰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하며 가슴을 만졌다”며 “성관계 유무까지 강씨가 확인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색하면 나도 저렇게 맞는 게 두려웠다. 차라리 만지는 게 안무서웠다. 맞는 게 너무 무서우니까”라며 호소했다.
이씨는 소년체전에서 입상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한 유망주였으나, 커져가는 두려움에 선수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씨뿐만 아니라 강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사람은 모두 25명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15명이 고소에 참여했다.
다른 피해자는 “탈의실 같은 곳에서 체중을 잰다는 이유로 일부로 옷을 벗겨서 체중도 재고 시합장에서 애들 술도 먹여서 불렀다”고 고발했다.
한 남자 선수 역시 “운동을 하다가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다 같이 많이 맞았다. 자기 재미로 한 것 같기도 하다”고 회고했다.
이 중 3명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한 명의 피해자가 나오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도 성폭행을 당했어’라고 말을 듣고 알게 된 것이고, 처음에는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KBS측은 피의자 강씨를 찾기 위해 집까지 방문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이번 사건에 따라 조만간 스포츠공정위를 열고 징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강씨는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지난해 4월 태권도협회 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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