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방위성이 21일 사격통제 레이더 논란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해 "이 이상 (한국과) 실무자 협의를 계속해도 진실 규명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며 협의 중단을 통보했다.
지지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은 "일본은 한국과의 방위협력 중요성을 고려해, 더 이상의 관계악화를 피하고 논란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1개월 이상 지속된 양국 간의 응수로 인해 조기 관계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방위성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도 "(한국 측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는 등 불쾌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일본 방위성이 21일 사격통제 레이더 조준 증거로 전자파 접촉음 파일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사진=방위성] |
일본 방위성은 21일 오후 홈페이지에 '한국 레이더 조사 사안에 관한 최종견해에 대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해상자위대 P-1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레이더(STIR)을 가동한 증거라며 전자파 접촉음 파일 2개도 공개했다.
성명에서 방위성은 "한국 측에 상호주의에 근거한 객관적이며 중립적인 사실인정에 응하려는 자세가 보이지 않아 이 이상 실무자 협의를 계속해도 진실규명에 이르지 못한다"며 "본 건 사안에 관한 협의를 한국 측과 이어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판단했다"며 협의 중단 의사를 밝혔다.
지지통신은 "방위성이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한국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원만한 해결을 단념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더 이상 상대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NHK는 "방위성이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는 생각을 드러냈지만 한일 방위당국 간 응수가 1개월 간 이어졌기 때문에 조기 관계개선은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한국이)사실과 다른 주장을 반복한다"는 성명 내용을 언급하며 "불신감을 안고있는 방위성의 불쾌감이 엿보인다"고 했다.
한국 국방부도 즉각 반응했다. 국방부는 일본이 공개한 전자파 접촉음에 대해 "실체를 알 수 없는 기계음"이라며 "정확한 증거를 제시하고 양국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지지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새로운 증거를 제시해도 한국이 인정하지 않을 것이란 점은 예상된 바"라고 전했다. 해당 정부 관계자는 "미국 등 제3국으로부터 일본의 주장을 인정받으려한 것"이라며 "한국을 향한 (국제사회의) 시선을 엄격하게 만들어 재발을 방지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 日, 한일 방위협력 계속하겠다지만…갈등 골 깊어
방위성은 성명에서 "한일·한미일 방위협력은 동아시아지역의 안정적인 안전보장환경유지에 대단히 중요하며 불가결하다는 인식엔 변함이 없다"며 "앞으로도 방위협력을 계속해 나가도록 진지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도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문제를 시작으로 한일·한미일 간의 긴밀하게 연대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방위당국 간에 확실하게 의사소통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지통신은 "한국 측과 진흙탕 싸움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일·한미일 간 방위협력에 그림자가 드러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일본 정부·여당 관계자도 NHK 취재에 "신뢰관계를 구축하지 못하는 나라와 방위협력이 어디까지 가능하겠냐"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이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상은 23일 스위스에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두 외교장관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문제와 함께 레이더 논란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신은 "한국 측이 입장을 양보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며 "관계개선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군 당국은 지난 24일 일본 정부와 외교전으로 비화되고 있는 '화기(火器) 관제 레이더 조준' 논란과 관련해 "일본 측 초계기를 추적할 목적으로 레이더를 운용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은 해군 1·3함대의 해상 함포실사격 훈련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해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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