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탑승 수속을 밟고 출국장에 나간 뒤 실제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는 승객에게 '비싼' 수수료를 물린다. 이달초 해당 수수료를 대폭 강화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세 번째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탑승 수속 후 탑승을 하지 않는 '게이트 노쇼(Gate No-Show)' 승객에게 예약부도위약금 24만원(한국 출발 기준)을 부과하기로 결정,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또한 항공권을 구입한 후 탑승 수속 마감 전까지 취소를 통보하지 않고 공항에 나타나지 않는 '카운터 노쇼(Counter No-Show)' 고객에겐 위약금 12만원을 부과한다. 적용 시점은 발권일 기준 2월1일부터다.
특히 이번 노쇼 위약금은 기존 환불 위약금과는 별도로 적용된다. 그동안 제주항공은 노쇼 관련 규정을 별도로 두지 않은 채 취소 시점이나 운임 종류에 따라 환불 위약금을 차등 부과해왔다. 출발 당일 취소시 최대 12만원(왕복 기준)의 환불 수수료를 물리고, 항공기 출발 이후 취소시 별도로 10만원을 추가 적용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다음달 1일 이후 발권한 승객은 출국장에 들어간 후 항공기 출발 전 티켓을 취소한다면 최대 36만원을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기존 환불 위약금 12만원(당일 취소 기준)에 게이트 노쇼 위약금 24만원이 추가되기 떄문이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탑승 수속 후 항공기에 탑승하지 않는 '자발적 미탑승'을 방지하고 그로 인한 지연 등 다른 승객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위약금 제도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주항공 홈페이지 캡처] |
항공업계는 제주항공이 노쇼 패널티를 대폭 강화한 이유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일부 아이돌 팬들의 '지나친 스타 사랑'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출국장까지 따라 들어갔다가 항공권을 취소하고 되돌아 나오는 팬들이 많아서다.
이 경우 항공사 입장에선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출발 직전 취소로 해당 좌석을 비운 채 갈 수 밖에 없는데다 항공기 정시 운항에도 장애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취소 승객이 출입국심사대 등을 되돌아나오는 과정에 항공사 직원이 동행해야 해 추가적인 인력도 소모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초부터 수속 후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는 승객에게 각각 최대 32만원, 30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아직 해당 제도를 도입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공항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효과'가 감지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노쇼 수수료를 크게 올린 이후 연예인 팬들이 항공권을 당일 취소하는 사례가 크게 줄었다고 한다"며 "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위약금을 올린 효과가 있다는 게 현장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LCC업계에서는 '맏형'격인 제주항공이 이번에 노쇼 수수료를 대폭 강화한 만큼, 향후 LCC 전반으로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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