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상원에서 24일(현지시간) 서로 충돌되는 공화·민주당 예산안이 부결되자 양당 상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임시 예산안 수정 협상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국가비상사태 선포 초안을 마련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3주짜리 민주당 측 예산안에 대한 수정 협상에 들어갔다고 알렸다.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적어도 우리는 대화하고 있다. (대화가 없던) 이전 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정된 임시 예산안에 남부 국경장벽 건설 자금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또 다시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투표가 있고 난 뒤 취재진에 “우리에게 벽이나 장벽이 아닌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국경장벽에 대한 큰 착수금이 있어야” 예산안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에 국경장벽 자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당 상원 원내대표가 “합당한(reasonable)” 합의에 도달한다면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의 요구가 “합당한 합의”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다시 말해, 두 원내대표의 합의 도출로 수정 예산안이 나와도 국경장벽 건설 자금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예산안은 공화당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익명의 한 상원의원은 CNN에 수정된 임시 예산안에는 국경장벽 자금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공화당 측이 제출한 예산안은 찬성 50-반대 47표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의회에서 다수당의 독주를 막기 위한 의사방해)를 막기 위해 필요한 60표를 득표하지 못해 부결됐다. 공화당의 예산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정 제안을 반영한 예산안으로, ‘미성년 입국자 추방 유예 제도’(DACA·다카)와 임시 체류 대상자 30만명의 임시보호지위(TPS) 기한을 3년 연장하고 대신에 남부 국경장벽 건설 자금 57억달러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의 임시 예산안 역시 필요한 표수를 얻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사항인 국경장벽 건설 자금은 제외된 예산안이어서 공화당으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했다. 임시 예산안은 내달 8일까지 약 3주간 업무가 중단된 부처를 개방해 셧다운 피해를 줄이고, 협상할 시간을 벌겠다는 시도였다.
CNN에 따르면 행정부는 연방의회가 국경장벽 건설 자금을 제공하지 않으면 명령할 수 있도록 국가비상사태 선포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 정부 관리는 매체에 이같이 밝히며, 행정부가 재무부의 몰수자산기금(asset forfeiture fund)으로부터 6억8100만달러, 군건설기금 36억달러, 국방부 토목공사기금 30억달러, 국토안보부 자금 2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다 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렸다.
셧다운은 25일부로 35일 째. 역대 최장 셧다운 기록을 매일 경신 중이다. 연방정부 근로자 약 80만명은 강제 휴가를 떠났거나 무급으로 근무하고 있어 이달 공과금, 생활비를 충당해야 한다. 이와중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무급 상황을 우려하는 공무원들에게 “대출을 받으면 해결될 일”이라고 발언해 민주당으로부터 비난이 쏟아졌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먹을 빵이 없어 굶는 가난한 농부에게 케이크를 먹게 하라’ ‘돈달라고 아버지에게 연락해라’란 말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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