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산업

대웅제약 '나보타', 최대시장 미국 뚫었다…국산 보툴리눔 톡신 첫 진출

기사등록 : 2019-02-02 08:09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미국 FDA, 나보타 미간주름 적응증 판매허가 승인
"올봄 판매 목표" 가격경쟁력 내세워 美 시장 공략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상품명 주보)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을 뚫었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중 미국 판매허가를 획득한 것은 나보타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나보타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웅제약 전경 [사진=대웅제약]

◆ 나보타, 美 판매허가 획득

대웅제약은 1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판매허가를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FDA는 나보타의 미간주름 적응증에 대해 판매 허가를 승인했다.

나보타는 천연형 보툴리눔 균으로부터 생산된 보툴리눔 톡신 A형 제제다. 보툴리눔 균은 그 자체로는 고위험 병원균이지만, 독소 단백질을 분리 정제하면 주름 개선 미용시술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이 된다.

나보타의 미국 판매 목표 시기는 올봄으로, 판매는 현지 회사인 에볼루스가 맡는다. 에볼루스의 모회사 알페온(Alphaeon)은 200명 이상의 미국미용성형학회 오피니언 리더들이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미국 미용성형 분야에서 강력한 의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 미국 진출 1호 국산 보툴리눔 톡신

이번 미국 판매 허가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처음으로 미국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대웅제약의 30년 바이오 기술 노하우를 집대성한 나보타의 FDA 승인은 국내 제약사의 위상을 높인 쾌거이자 대웅의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을 위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2006년부터 중앙연구소에서 톡신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0년 A형 보툴리눔 균체의 분리 공정에 성공하고 2014년 국내 시장에 나보타를 내놨다. 이 과정에서 대웅제약은 30년 바이오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순도 정제 공정인 '하이-퓨어 테크놀로지' 공법을 적용했다.

또 회사는 2016년 1500여 명의 미간 주름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임상 3상을 진행했고, 나보타 투여 30일 후 주름 개선 정도를 나타내는 GLS 척도 4단계 중 2개 단계 이상 개선된 환자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결과를 얻었다. 2017년 520명을 대상으로 한 유럽 및 캐나다 임상 3상에서는 앨러간사의 보톡스 제품과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나보타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을 포함해 한국, 캐나다, 태국, 필리핀 등 총 16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또 나보타는 현재 유럽의약품청(EMA)의 판매 허가 심사를 받고 있으며, 올해 중국 허가를 위한 임상 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유럽, 캐나다, 호주, 중남미, 중동 등 전 세계 80여 개국의 판매 계약도 이미 마쳤다.

나보타 [사진=대웅제약]

◆ 미국 시장공략 박차…가격경쟁력 강점

대웅제약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 만큼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블룸버그 보고서 등에 따르면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4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미국 시장의 규모는 절반인 2조원이고, 매년 9% 이상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의 가격경쟁력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은 앨러간의 '보톡스', 입센의 '디스포트', 멀츠의 '제오민' 단 세 개 뿐이다. 현재 100유닛을 기준으로 보톡스의 가격은 약 600달러, 제오민과 디스포트의 가격은 400~600달러 수준이다. 나보타의 가격은 15~20% 싸게 책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나보타는 현재 전 세계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앨러간의 보톡스와 분자 크기가 같다는 장점이 있다. 분자 크기가 같은 만큼 기존에 보톡스를 사용하던 의료진들은 별도의 교육을 받을 필요 없이 나보타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경쟁사인 메디톡스와 앨러간이 지난달 3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제소한 것이 복병이 될 수 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과 제품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제소는 전형적인 시장진입 방어전략"이라며 "나보타의 미국 시장 사업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keun@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