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슬람혁명 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미국의 압박과 제재에 맞서 자국의 군사력 및 탄도 미사일프로그램을 증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과 로이터통신은 로하니 대통령이 테헤란 아자디(자유) 광장에 모인 수만 명의 국민 앞에서 "이란은 군사력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확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연설에서 "우리는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 미국에 아랑곳하지 않고 승리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79년 2월 11일 이란에서는 친미 정권인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고,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주도 하에 이슬람원리주의에 입각한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수립됐다. 이때부터 이란은 반미 노선을 이어오고 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 11일(현지시간) 이슬람혁명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에 인파가 모였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트럼프 "이란 정권, 40년 동안 실패만 낳아"
이슬람혁명 40주년을 맞이한 이란 도심에서는 군인부터 학생, 성직자, 아이의 손을 잡은 여성들까지 수만 명의 시민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로이터는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이 호메이니의 초상화를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시민들이 이란 국기를 흔들며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으며, 성조기를 불태우는 모습도 보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아자디 광장으로 행진하는 인파 가운데는 이란의 정예군 혁명수비대도 포함돼 있었다. 이날 혁명 수비대총사령관인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는 CNN에 "우리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과 첨단기술의 진보, 자력갱생으로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낸 성취, 인구증가 덕분에 우리는 어떠한 침략도 막아낼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확장된 방위체제가 이란 이슬람공화국을 '무적'으로 만들어냈다고 언급하며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이란과 충돌하면 실패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란의 몇몇 전직 혁명가들은 이슬람혁명 이후 바뀐 정치와 경제 상황에 대해 환멸을 느낀다고 은밀하게 자신들의 솔직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과거 혁명 시위에 참여했던 아볼카셈 샤피는 CNN에 "우리는 문화 변화를 만들어내고, 국가를 더 종교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경제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고 밝혔다.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에서는 식자율(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 급격하게 높아졌으며, 의료 서비스와 교육에 대한 접근성도 향상됐다. 특히 농촌 지역과 지방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CNN은 불평등 확대 신호와 정부 부패가 40년의 국제사회 제재로 타격을 받는 이란 경제를 크게 짓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40년간의 부패. 40년의 억압. 40년의 테러. 이란 정권은 오직 40년간의 실패만을 낳았다. 오랫동안 고통받아온 이란 국민들은 훨씬 더 밝은 미래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이란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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