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권민지 수습기자 =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 이틀째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정·재계 주요 인사들은 물론, 두산 임원들과 평소 친분이 있던 개인 조문객들이 잇따라 빈소로 발걸음을 했다.
6일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빈소를 찾았다. 이로써 전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포함,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조문을 마쳤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가운데)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왼쪽)이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는 하루 종일 조용한 가운데 조문이 이뤄졌다. 전날 대부분의 주요 인사들이 조문을 다녀가 둘째 날인 이날은 빈소가 크게 붐비거나 북적이지 않았다.
고인의 자녀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박혜원 두산매거진 부회장은 물론, 동생인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등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하루 종일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았다.
빈소를 다녀간 모든 이들은 생전 '침묵의 거인'이란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과묵했던 고인처럼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그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날 가장 먼저 빈소에 도착한 이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었다. 정 이사장은 정식 조문(오전 10시)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9시27분쯤 조용히 빈소를 찾아 30분가량 머물렀다. 그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박 명예회장은) 내가 존경하는 분인데 이렇게 가셨다"며 아쉬워했다.
이후 오전 11시쯤 구자은 LS엠트론 회장과 조현준 효성 회장이 차례로 빈소에 들어섰다. 조 회장은 고인의 장남인 박정원 회장과의 인연으로 빈소를 찾았다고 했다. 그는 "박정원 회장이 제 형님 같은 분이셔서 제가 마음이 안 좋다"면서 조의를 표했다.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故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고 있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두산그룹] |
오후에는 정의선 부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각자 빈소를 찾았다. 두 사람 모두 10여분 가량 빈소에 머물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들은 고인과의 인연 등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이 밖에도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박영선 민주당 의원 등도 조문했다.
배우 이영애씨와 하지원씨, 방송인 이상용씨가 조문행렬에 동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정호영 한국레이컴 회장과 이영애씨 부부가 조문을 마치고 나왔을 땐 상주인 박정원 회장이 직접 빈소 밖까지 배웅을 나와 고마움을 전했다.
박용만 회장 역시 여러차례 조문객의 뒤를 따라 나와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넸다. 박 회장은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쉬지 않고 정성껏 조문객을 챙겼다. 한 지인을 배웅할 땐 그가 탄 택시가 눈 앞에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 바라보고 있기도 했다.
조문행렬은 늦은 저녁까지 계속됐다. 고인이 그룹 회장을 맡았던 지난 1980~90년대에 함께 일했던, 이미 퇴직한 전직 임원들이 끊임없이 빈소를 찾아왔다. 이들은 한마음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한편, 박용곤 명예회장은 지난 3일 저녁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졌으며 발인과 영결식은 7일, 장지는 경기 광주시 탄벌동 선영이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