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출범한다. 대우조선해양 근로자들 고용과 협력 및 부품업체의 거래선은 유지되고 신임 대표이사도 내부 출신 인사가 발탁됐다. 향후 과제는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 정부 등으로부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는 것이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그룹은 8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산업은행 본점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참여해 본 계약서에 서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 체결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19.03.08 leehs@newspim.com |
이번 계약으로 현대중공업은 사업법인으로 분리한 뒤 대우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4개 회사가 속한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한다. 산은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 지분 전량을 한국조선해양에 출자하고, 주식을 다시 취득해 2대 주주가 된다. 한국조선해양은 4개 조선 자회사의 컨트롤타워이자 R&D(연구개발)과 엔지니어링 전문회사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우리나라 조선업이 중국에 추격을 받은 이유는 기술개발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라며 “한국조선해양의 기술개발 투자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대우조선은 관리위주의 국책은행에서 벗어나 세계1위 조선그룹에 편입됨으로써 시장을 선도하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대우조선 매각에 따른 직원들의 고용불안과 지역사회의 걱정을 덜어줄 조치에 대해서도 이날 합의됐다.
대우조선의 안정화를 위해 현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신임 대표이사에도 내부 출신인 이성근 부사장(조선소장)을 내정했다. 이 대표이사 내정자는 선박해양연구소장, 미래연구소장, 중앙연구소장, 기술총괄, 조선소장 등을 역임한 생산·기술분야 전문가로 2015년부터 최근까지 경영정상화 기간 동안 조선소장으로 현장 안정화, 주요 프로젝트의 적기 인도 등 누구보다 회사 사정에 밝다.
대우조선 직원들에 대한 고용도 현대중공업그룹과 동일한 조건에 보장하고, 지역 협력업체와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도 유지해가기로 했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최근 수주 상황과 가동률로 보면 당분간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어, 기존 생산성만 유지된다면 대우조선 직원들 고용은 보장된다”면서 “대우조선 협력사의 4분의3이 현대중공업과 거래하고, 협력업체는 물류와 지역 네트워크로 인해 거래선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는데 최대 관건은 주요 수출 국가 정부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는 것이다. 다만 경쟁 국가인 중국과 일본 정부로부터의 승인은 만만찮은 게 현실이다. 가삼현 대표는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이라고 말하기 어렵고 전문가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준비해 최대한 빠르게 완료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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