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하나은행과 하나생명이 보험비교 아이템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 '웰그램'에 투자, 눈길을 끈다. 특히 하나생명은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 선점을 통해 향후 성장할 온라인시장 노하우를 습득한다는 복안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생명은 지난 2월 웰그램에 각각 2억원·3억원을 투자, 약 14.3%의 지분을 취득했다. 특히 하나생명은 웰그램을 통해 스타트업 기업 투자에 처음 나섰다.
[사진=하나생명] |
하나생명이 투자한 스타트업 웰그램은 삼성생명 e-비즈니스팀 출신들이 주축이다. 삼성생명의 온라인보험은 물론 여러 보험사의 온라인보험 시스템을 구축했다.
웰그램은 ‘보험 비교’ 비즈니스가 핵심이다. 사업구상은 금융위원회와 생명·손해보험협회가 만든 ‘보험다모아’ 출범 초기인 지난 2015년 12월 시작됐다. ‘보험다모아’가 실질적인 비교 기능이 없다는 점에 착안한 것. 온라인을 통해 보험을 제대로만 비교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에게 보험의 가치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 지난 2000년대 초반 법인보험대리점(GA)가 등장, 2018년 말 기준 GA소속 설계사(지난해 말 약 21만명)는 보험사 소속 설계사(19만명)를 뛰어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보험을 제대로 비교해서 좋은 상품을 추천·판매한다는 GA의 명분은 미미해진 게 사실이다. 되레 판매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추천하는 부작용이 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보험협회와 협업해 만든 보험비교사이트인 보험다모아도 보험료 비교만 가능할 뿐 동일보장 기준으로 상품의 좋고 나쁨 등의 비교는 쉽지 않다”며 “특히 어린이보험, 암보험 등 건강보험은 실질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에 웰그램은 실질적인 보험 비교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가입자의 성별·나이 등 기본적인 정보와 가입하고 싶은 상품만 선택하면 △저렴한 보험료 순서 △보장금액·범위 순서 △환급율 높은순 △인기순 △추천순 등 일반 쇼핑몰에서 검색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소비자는 원하는 조건을 넣고 검색한 후 상위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해 가입을 진행하면 된다.
이길웅 웰그램 대표는 “지금까지 나온 보험플랫폼은 가입자의 정보를 보여주기만 할 뿐 새로 가입할 상품 분석 기능은 없었다”며 “현재 서비스를 오픈하기 위해 마지막 손질작업을 하는 중으로 하반기에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속설계사 채널이 없고 GA와의 협업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하나생명은 최근 저금리 등으로 방카슈랑스에서 판매하는 저축성보험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온라인분야 강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지금까지 보험을 비교한 후 가입해야 한다는 개념만 있었을 뿐 소비자가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나 사이트는 없었다”며 “향후 2030세대들은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대신 이런 비교프로그램을 통해 보험에 가입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투자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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