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결렬로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조속한 후속협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명박 정부 당시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위 전 본부장은 “정상회담이 결렬된 상황은 좋은 것이 아니다”며 “대화와 협상 트랙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한국 정부의 1차 목표”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뉴스핌 로이터] |
그는 이어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가령 미국과 북한이 조만간 또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쉽게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만 보는 것은 심각한 상황에 대한 대처방안을 연구하는 데 장애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워싱턴 기류가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민주, 공화 양당의 의회 등 다양한 ‘액터들’이 관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 외에도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북미 간 후속협상 재개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곳곳에서 냉각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일괄타결식’이라는 빅딜을 요구하는 미국과 ‘단계적·동시적’ 방법론을 요구하는 북한 사이의 접점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대북 협상을 주도하는 핵심 인사들을 내세워 북한을 압박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확대회담에 참석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과거 ‘비둘기파’로 통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의 지역 방송인 ‘KRIV 폭스 26 휴스턴’ 등과의 인터뷰에서 후속협상과 관련해 “말은 하기 쉽다”며 “우리는 행동만을 가치있게 여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실적 접근법을 주창해왔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전날 “북한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이 있기 하루 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과 다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그들의 ‘행동 대 행동’ 책략에는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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