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손님이 없어요.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하는 날에는 개점휴업이라 봐야 돼요. 신상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는데도 팔리질 않아요.” (백화점 아웃도어 매장 직원)
“작년 겨울부터 장사가 너무 안돼요. 백화점을 찾는 사람은 많은데 (우리)매장을 찾는 사람은 없네요. 생각했던 것 이상의 불황인거 같아요.”(아웃도어 가두점 매장 직원)
최근 아웃도어 매장의 볼멘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아웃도어 활동이 많은 봄 시즌이 도래했지만 매출이 늘지 않아서다. 더구나 지난 겨울은 유난히 따뜻했던 기온 탓에 롱패딩을 비롯한 겨울 상품 판매량이 최근 몇 년이래 가장 저조했던 때로 꼽힌다. 업계는 기후 등 예상치 못한 외부 변수에 따른 불황이 장기화할 우려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세먼지 [뉴스핌 DB] |
1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달(1~11일) 아웃도어 판매 신장률이 2%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기간 11.2% 증가한 것에 비하면 5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달인 2월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장률이 2.3%로 전년 같은 기간(11.2%)과 비교하면 급감 수준이다. 지난 겨울인 12월과 1월 판매 신장률도 7.8%와 4.4%로 한 자릿수에 머문다.
업계는 이 같은 불황 요인을 미세먼지와 따뜻했던 기온 등 외부 변수로 파악했다. 특히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수도권에서 사상 최초로 7일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고 서울, 경기, 인천이 각각 관측 이래 일평균 초미세먼지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산을 찾는 사람은 없었고 자전거 도로에는 자전거가 한 대도 다니지 않을 만큼 사람들이 외부 출입을 자제했다.
또 지난 겨울 따뜻했던 탓에 겨울 상품 판매가 저조했다. 특히 일부 브랜드에선 강추위를 예상해 예년보다 많은 양의 롱패딩을 생산했으나 상품이 팔리지 않아 고스란히 재고로 남게 됐다. 앞서 롱패딩은 ‘살만한 사람은 모두 샀다’고 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상당수 팔렸다. 여기에 시즌별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탓에 롱패딩 수요가 올해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아웃도어 시장 점유율 상위사인 K2 관계자는 “지난달은 다운 판매가 종료되기도 했고 시즌 비수기인 데다 미세먼지 영향으로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정도 감소했다”며 “이달은 상황이 조금 나아져 봄 매출은 5~10% 수준으로 소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브랜드와의 구분히 모호해지는 점도 아웃도어가 정체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최근 트렌트가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이 강조되면서 스포츠브랜드와 아웃도어브랜드 모두 ‘어반’ 스타일의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제품 기능 역시 두 곳 모두 경쟁적으로 강화하는 추세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과거 용도에 따라 브랜드를 선택해 구매했다면 최근에는 제품 기능은 강화되고 일상 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 보편화되면서 브랜드를 따지지 않고 구매하는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며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로 구분해 구매할 이유가 점차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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