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B737-MAX8(맥스8) 기종을 운항하던 이스타항공이 애를 먹고 있다. 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 이후 이 기종의 운항을 중단하고 다른 기재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무더기 지연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맥스8 도입을 추진하던 다른 항공사들은 안전이 보장되기 전까진 운항을 하지 않겠다고 앞다퉈 선언했다. 국토교통부는 맥스 기종의 국내 공항 이착륙 및 영공 통과 등을 금지시킨 채 이스타항공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스타항공 B737-MAX8 여객기. [사진=유수진 기자] |
15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맥스8을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지난 13일부터 해당 기종의 운항을 중단하고 대체 기재를 투입하고 있다. 앞서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지난 12일 김정렬 국토부 2차관과 만나 운항을 중단하고 정부의 안전점검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맥스8 운항 중단으로 다수 노선에서 항공편 지연이 발생했다. 보유 항공기 수가 많지 않은 탓에 맥스8 2대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총 20대(맥스8 2대 포함)를 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맥스8 운항 중단의 영향이 기존에 투입하던 노선 뿐 아니라 다른 노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14일과 15일 기존에 맥스8을 투입하던 △인천-방콕 △인천-푸꾸옥 노선을 지연 운항했다. 해당 승객들에겐 "B737-MAX8 항공기 미운항에 따른 연결 관계 변경으로 항공편 출발이 지연됐다"는 양해 문자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인천-코타키나발루 △인천-나트랑 △인천-다낭 △청주-연길 노선 승객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이 노선들은 원래 맥스8이 아닌 B737-800 기종으로 운항해 왔지만 대체 투입 등으로 운용 스케줄이 타이트해지며 지연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지난 12일 B737-800 기종을 1대 추가 도입해 총 19대를 운용할 수 있게 됐다"며 "16일 오후 항공편부터는 정상운항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맥스8의 후폭풍은 이스타항공 뿐 아니라 항공업계 전반에서 이어지고 있다.
아직 맥스8을 들여오지 않은 국적사들은 일제히 '안전 운항'을 강조하며 안전이 확보되기 전까진 해당 기종을 운항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초 대한항공은 올해 6대, 티웨이항공은 4대의 맥스8을 도입할 계획이었다.
당장 오는 2분기부터 해당 기종을 도입하려던 양사는 14일 입장을 내고 "최근 잇따라 사고가 발생한 맥스8 항공기의 안전이 완벽히 확인되기 전까지는 운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도입 취소나 일정 변경 등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토부가 해외 사고조사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이 해소되기 전까진 해당 기종의 국내 도입 자체를 금지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도입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는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이 기종을 들여올 예정이었던 제주항공은 도입 계획 자체를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국토부는 14일부터 해당 기종의 국내 이착륙 및 영공 통과 등을 모두 금지 조치한 상태다. 이에 따라 향후 약 3개월간 모든 맥스 기종의 국내 진입이 금지된다. 또한 이스타항공 맥스8의 운항·정비분야에 대해 안전점검을 벌인 뒤, 특이사항이 있을 경우 즉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이 맥스8을 최초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조종이나 정비 상의 비정상이 발생한 이력이 있었는지 전수 조사 중"이라며 "이번 맥스8 항공기 사고와 관련해 사고조사 진행과정과 미연방항공청 및 항공기 제작사(보잉), 해외 당국의 후속 조치사항을 지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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