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이 넘는데 데리고 다닐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쇼핑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가 많다고 판단했습니다.” (쇼핑몰 관계자)
“신상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점유율 확대에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매출이 쑥쑥 오르지는 않아요. 시장은 급성장 추세라고 하는데 매출이 그만큼 따라 오는 것 같지 않습니다.” (사료 제조 및 판매 관계자)
유통업계가 3조원 규모의 반려동물 시장에 나서고 있지만 급증하는 시장과 달리 제품을 생산·제조하는 국내 업체들의 반응은 다소 온도차가 느껴진다.
서울시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반려견 놀이터에서는 다양한 견종들이 함께 어울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노해철 수습기자> 2018.10.04 sun90@newspim.com |
◇ 반려동물 매출 신장률 '급증'..반려동물 출입 허용 쇼핑몰 증가
22일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한달(2월21일~3월20일)간 반려동물 일부 상품의 판매가 전달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원목캣타워(193%), 터널·큐브(118%)은 세 자릿수 신장률을, 캣닢장난감(34%), 비스켓·스낵(31%). 피부·관절(24%) 등의 제품은 두 자릿수 신장률을 각각 보였다. 이외 강아지 영양제, 인형 등을 포함해 16개 항목의 반려견 용품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반려동물 카테고리 상품의 판매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라며 “고객들이 많이 찾는 만큼 전용관인 ‘펫플러스’를 운영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반려견 출입을 허용하는 쇼핑몰도 느는 추세다. 스타필드와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기흥점)에서 반려견을 동반한 쇼핑이 가능해졌다. 스타필드는 하남, 고양, 위례점에 반려견 출입이 허용된다. 각 테넌트별로 출입가능/출입제한/캐리어지참시 출입가능 등으로 출입기준을 정해 운영하고 있다. 롯데도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 전체를 ‘반려동물 자유구역’으로 정하고 반려동물과 쇼핑·식사를 가능하도록 했다.
두 곳 모두 동물보호법상 지정된 맹견류와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반려견의 출입은 제한한다. 다만 스타필드의 경우 견종 크기 제한이 없는 반면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기흥점)은 15키로 이상은 출입을 제한한다는 점은 다르다. 또 롯데 아울렛은 일부 식당에 한해 반려견 출입을 허용하지만 스타필드는 출입이 제한된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에 마련된 반려동물 놀이터 ‘펫파크’ [사진=롯데쇼핑] |
◇ 사료시장, 해외브랜드 견고한 입지… "블루오션 아니네"
반려견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일부 생활용품 기업은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16년8월 반려견 샴푸, 컨디셔너, 미스트, 데오도라이저 등이 포함된 반려동물 용품 프리미엄 브랜드 O's Sirius(오스 시리우스)를 선보이며 펫케어 시장에 진출했다. 6개월 뒤인 2017년2월 프리미엄 펫 푸드 'Sirius Will'(시리우스 윌)을 추가 출시했고 'Sirius'(시리우스)를 종합 펫 케어 브랜드로 발돋움시켰다.
애경산업은 비슷한 시기인 2016년10월 반려동물 전용삼푸 2종을 출시했다. 이를 시작으로 2017년과 2018년에도 반려동물 전용 미스트, 강아지 패드, 고양이 모래, 반려동물 전용 약용삼푸 등을 론칭하며 상품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식품업계도 앞다퉈 사료를 비롯한 반려동물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니펫을 생산하는 KGC인삼공사를 제외하고 대체로 성장률이 높지 않다는 반응이다.
KGC인삼공사는 2015년 10월 반려동물 사료 ‘지니펫’을 출시했으며 이듬해인 2016년 홀리스틱 제품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2017년 반려견 영양제와 건강간식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매년 35% 이상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 이마트는 '몰리스샵'이라는 브랜드로 애견용품을, 하림, 사조동아원, CJ제일제당 등은 반려동물 사료와 간식, 용품 등을 론칭했다.
오네이처 선물세트 [자료=CJ제일제당] |
몰리스샵의 2017년과 2018년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각각 3%와 2%에 머문다. 식품업계는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업계에 발을 들였지만 실제 성과는 아직까진 '기대이하'라는 반응이다.
시장은 넓지만 막상 두껑을 열고 보니 블루오션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해외 브랜드의 시장 선점으로 생각보다 진입이 어렵고 판매 채널 역시 신규 브랜드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게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사료의 경우 해외브랜드(로얄캐닌 30%, ANF 15%, 네추럴코어 15%)가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60%로 압도적이다. 국내 브랜드는 40% 범위에서 나머지 해외브랜드를 포함한 국내브랜드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기 해외 브랜드 사료는 주로 동물병원이나 애견숍에서 취급하고 있다. 이런 특성은 마트에 비치된 국내 브랜드 사료의 성장이 제한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기존 브랜드가 상당히 견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진입 장벽이 높아 블루오션 시장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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