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로비사단 운영·채용비리 등 잇따른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열린 KT 주총이 끝났다. KT측은 주총장 안팎 곳곳에서 새노조 등 반대 세력과 충돌을 빚었다. 주총과 관련없는 내용의 무분별한 비난 구호 등 행위로 정상적인 총회 진행에 차질을 빚게 했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29일 KT 제37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 앞은 주총 개최를 1시간 30분 가량 앞둔 7시 30분께부터 황창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대 세력의 시위가 진행됐다.
KT 주총 현장 [사진=성상우 기자] |
KT의 '제 2노조' 격으로, 30여명의 노조원을 보유한 '새노조'와 우리미래당은 주총장 입구에서 최근 KT가 연루된 각종 의혹을 나열하며 황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새노조측은 이날 오전 8시께 성명을 내고 "오늘 주총은 경영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가 아니라 경영진의 책임을 주주에게 떠너기려는 알리바이용 주총"이라며 "KT를 위해 황창규 회장이 퇴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황창규 회장이 주재하는 면죄부용 주총은 결코 인정할 수 없어 주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황 회장과 이사들에 대한 성과 평가가 최우수로 확정되고 그에 따른 보상이 결정된다면 우리는 이를 배임 횡령으로 간주하고 향후 무효화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미래당도 주총 전 시위를 통해 KT가 연루된 채용비리 게이트를 부각시키며 황 회장 비난 행렬에 합세했다. 미래당 측은 성명서를 통해 "KT는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하고 국민기업으로 거듭나야한다"면서 "국회는 더 이상 미루지말고 '채용비리 국정조사'에 KT를 포함해 전면적인 진실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총장에선 반대 세력들의 주총 안건과 관련없이 나온 무분별한 비난 발언으로 정상적인 주총 진행에 차질을 빚게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날 주총장 내엔 KT민주동지회, 업무지원단 철폐 투쟁위원회, KT노동인권센터가 참여했다. 이들은 주총 내내 "황창규 퇴진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회의순서 중 상정된 의안에 대한 주주 의견을 듣는 순서에선 반대세력으로 보이는 한 주주는 자신들이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을 언급했다. 그는 "주주대표소송 접수 서류에서 이석채 전임 회장부터 황 회장과 이사들이 KT에 끼친 손해를 모두 나열했다"면서 "이 소송에 성실히 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황 회장이 취임한 2014년 이후로 KT에 대한 각종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면서 "비리와 불법에 대해 책임을 지고 황 회장이 물러나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황 회장은 "해당 내용은 주총 사안과 무관하므로 여기서 언급하기 어렵다. 감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으로 예정돼있다"면서 "의혹과 관련된 부분은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논의하기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KT 주총 현장 [사진=성상우 기자] |
한편, 이날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이 상정됐고,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김인회 현 경영기획부문장(사장)과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배당금은 전년보다 100원 증가한 1100원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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