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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직접담판 노리고 하노이회담 전 친서에서 트럼프에 아부 세례”

기사등록 : 2019-03-2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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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는 전언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및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외교·안보 참모들을 배제하고 트럼프 대통령과만 직접 핵담판을 짓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만찬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 중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 NBC 뉴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전현직 당국자 세 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자존심을 자극해 직접 담판을 성사시키려 했다고 전했다.

한 현직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만 대화하기를 원했다”며 “친서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만이 평화를 달성할 수 있다며 잔뜩 치켜세웠다”고 말했다.

이들 소식통은 북한 정권이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참모들과 함께 하는 확대 회담이 먼저 진행되는 전통적 방식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독자적으로 직접 담판을 지으면 더욱 유리한 결과를 얻을 것이라 계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성향을 고려해 친서에서 세부적이고 늘어지는 확대 회담과 대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역할과 협상 능력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상 김 위원장의 친서는 지난해 12월 연휴기간 북미 외교가 동면 상태에 빠졌을 때 도착해, 하노이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특별대표 등을 협상에서 배제하려는 신호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미국 협상 대표들은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서 사전 작업을 시도했지만 북한 측의 저항으로 난항을 겪은 바 있다.

전직 당국자들은 정상회담 의제를 정하고 잠정 합의안 개요를 작성하기 위한 실무 차원의 세부적 논의는 정상회담 일주 전에야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는 앞서 미국 행정부가 이보다 훨씬 전부터 비건 특별대표가 북한 측과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힌 것과 엇갈리는 진술이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직접 담판을 노렸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행정부 관료들 뿐 아니라 동맹국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지나친 양보를 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이들은 전했다.

한 전직 당국자는 “재앙을 막기 위해 막대한 에너지가 소비됐다”고 말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폐기라는 모호한 카드를 내놓고 대부분의 경제제재 철회를 요구했으며,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조언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전 “김 위원장이 아름다운 편지를 보냈다.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는 등 지나치게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자, 일본 정부가 대북 양보를 저지하기 위해 적극 개입했다고 NBC는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하노이 정상회담 사전 준비는 협상 타결에 주력한 것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하지 말아야 할 것을 이해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한 현직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노’라고 말하고 협상장을 걸어 나왔다. 긍정적 결과다”라고 말했다.

전직 당국자들은 북한이 모호한 제안을 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장을 걸어나오기 쉽게 해줬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친서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국무부 대변인은 “비공개 외교 대화의 세부내용은 언급하지 않는다”고 대응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건데 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댄 스커비노 주니어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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