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현 제롬 파월 의장에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Axios)가 3일(현지시간)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총 4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연준을 이끄는 파월 의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불신하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임명한 것이 트럼프 정부의 가장 큰 실책 중 하나라고 보고 지난해 말 파월 의장 해임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파월 의장을 ‘감각’(feel)이 없는 골프선수에 비유하면서 미국 경제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워시 전 이사는 파월 의장과 함께 연준 의장 후보로 검토됐던 인물 중 한 명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당시 연준 이사였던 파월 의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준 의장으로 강력하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의장의 인준안은 지난해 1월 상원에서 승인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스티브(므누신 장관)가 이것을 한 사람”이라면서 “엄청나게 잘 골랐고 매우 고맙다”고 비꼰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월 의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연준이 당장 50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해야한다고 주장한 스티븐 무어 해리티지 재단 연구원을 차기 연준 이사로 지명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연준이 금리를 50bp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한 주간 3번의 회의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등에게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다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과 주식시장이 더 높아졌을 것이며 미국의 재정적자가 덜 증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최근 파월 의장과 전화 통화에서 “나는 당신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CBS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할 수 있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통령이 연준 위원을 임명할 수 있지만 연준이 의회가 승인한 독립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심각한 실수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지난달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도 “법은 내가 4년의 임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있으며 나는 완전히 그것을 지키려고 한다”면서 “우리는 엄격히 비정치적인 방법으로 모든 미국인을 위해 정책을 수행하도록 돼 있으면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금리에 대한 우리의 결정은 그 어떤 정부 기관에 의해서도 번복될 수 없다”며 “우리의 책무는 선출된 의원들과 의회의 감시위원회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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