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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 진입한 핀란드, 대비책 마련에 골머리" - FT

기사등록 : 2019-04-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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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기준' 재정립부터 자립 가능한 공동시설 건립방안 대두

[편집자] 이 기사는 4월 5일 오후 5시12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유럽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핀란드에서 고령화 위기 대처 방안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핀란드에서 인구 문제와 관련해 노인 기준에 대한 재정립부터 노인 공동체 건립까지 다양한 해결책이 대비책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지난 3일(현지시간) 비중있게 보도했다.

핀란드는 약 20년 전부터 고령화를 비롯해 인구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왔다. 핀란드 정부는 의료보험과 지방정부, 사회복지, 연금 시스템 개혁 등을 밀어부쳐왔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져온 논의에도 불구하고, FT는 핀란드에서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지난달 핀란드 연립정부는 보건복지 개혁안 입법이 좌절되면서 내각이 무너지는 위기를 맞이했다. 유하 시필라 총리는 그간 추진해온 보건복지 개혁안 입법이 좌초되자 사임 의사를 밝혔다.

핀란드 중앙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은 15년 뒤 핀란드의 모습이 오늘날 일본의 모습과 유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일본의 사례를 비추어볼 때, 핀란드 경제 구조 개혁에 대한 결정이 먼 미래로 연기된다면 저성장과 고용문제를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진국 가운데 고령화 속도가 핀란드보다 빠른 곳은 일본과 한국 두 곳에 불과하다. 2000년에만 해도 85세 이상의 초고령 인구는 핀란드 전체 인구의 1.5%에 불과했지만 오늘날에는 2.7%의 비율을 차지한다. 초고령 인구 비율은 점차 높아져 오는 2070년에는 무려 9%에 인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8일 사임 의사를 밝힌 유하 시필라 핀란드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노인 기준' 재정립부터 자립 가능한 공동시설 건립방안 대두

핀란드의 기대수명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현재 신생아 출생 시 기대수명은 남자는 79년, 여자는 84년이다. 이미 몇 년 전 65세 이상 인구는 14세 미만 인구를 뛰어넘었으며, 오는 2070년 65세 이상 인구는 핀란드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고령화 문제를 단순히 정치와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서는 안 되며, 그 개념에 대해서 다시 재고해봐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나온다. 이스턴핀란드 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인 마르야 바라마는 65세 이상의 모든 사람을 노인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바라마 교수는 노인 기준 연령을 80~85세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나이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여전히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가 아직 장수라는 개념에 대해 이해를 잘 못하고 있다. 우리가 노령 인구로부터 어떤 이득을 볼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도 헬싱키에서 서쪽에 위치한 에스포시(市)에서 사회·건강서비스를 책임지는 주하 메소는 고령화가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는 색다른 시각을 내놓았다. 그는 고령화를 두고 "더 나은 생활 여건과 서비스, 영양 상태 개선으로 인한 기쁜 결과"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에스포에서 노인은 VIP 시민으로 간주되며, 우리는 이들을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4시간 돌아가는 서비스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가 홈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도서관 등 노인들이 모일 수 있는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FT는 핀란드 정부가 이제 노인들에 대한 제도적 관리보다 그들을 한 시설에 오랫동안 두는 방안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코티사타마(Kotisatama)도 이 같은 일환에서 건립됐다고 설명했다. 코티사타마는 독거노인들과 18쌍의 노인 부부가 입주한 일종의 노인 주거공동체다. 코티사타마에는 평균연령 72세의 노인 총 83명이 입주해있다.

놀라운 점 하나는 코티사타마에 노인들을 돕는 직원이 없다는 점이다. 노인들은 여섯 그룹으로 나누어, 순서를 정한 뒤 매주 돌아가면서 요리와 청소를 분담한다. 젊은 직원의 도움 없이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가사 일을 분담하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코티사타마에 입주한 72세 여성 리나 바테라는 "이곳의 목적은 우리를 계속 활동적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곳은 양로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07년 남편과 사별했다는 리나 바테라는 자신에게 두 명의 아들이 있지만, 자식 모두 각자의 가정을 꾸렸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나의 어머니가 얼마나 외로워했는지를 목격했다"면서 "언젠가는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국가가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싶다"고 부연했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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