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최근 여성들에 대한 과도한 신체 접촉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이를 희화화한 농담을 던져 구설수에 다시 올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전기공조합(IBEW)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시작하면서 “여러분들이 이점을 알았으면 좋겠다. 나는 로니를 포옹할 허락(permissoion)을 맡았다”고 말했다. ‘로니’는 IBEW의 남성 위원장인 로니 스테펜을 지칭하는 말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연설 도중에도 연단 옆에 올라와 있던 어린이들 중 한 소년에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더니 “어쨌든, 그(소년)도 내게 만지라는 허락을 해줬다”고 농담을 던졌다. 바이든의 농담에 대회장에선 가벼운 웃음과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국제전기공조합(IBEW)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이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CNN 방송의 뉴스 진행자는 보도를 전하면서 “바이든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동영상까지 올리며 해명했지만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NYT)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주목을 받던 대중 연설에서 신체 접촉 논란에 대해 농담만 했을 뿐 분명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연설을 마친 뒤 대회장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쳤던 점을 경시하려던 의도는 아니었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됐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신체 접촉으로 불편함을 느꼈다는 여성 3명에게서 피해 사례를 취재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불편한 접촉을 시도했다고 폭로한 여성은 7명으로 늘어났다.
논란이 확산되자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개인 공간 존중에 유념하겠다’고 거듭 다짐하며 자숙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부적절한 농담으로 자신을 둘러싼 신체 접촉 논란에 스스로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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