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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 두 대통령' 베네수엘라, IMF 특별인출권에 손 못 댄다”

기사등록 : 2019-04-1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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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4억달러(약 4554억원) 규모의 특별인출권(SDR)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행사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퇴진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지난 1월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면서,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혼란이 지속되자 IMF가 사실상 마두로 대통령의 현금 인출 권한을 봉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네수엘라의 미달러화 보유고 현황 [자료=블룸버그 통신]

IMF의 이번 결정은 마두로 정권의 1패로 기록될 전망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군부의 지지를 잃지 않기 위해 경제 위기를 헤쳐나갈 자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며, SDR은 마두로 정권이 현금을 입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베네수엘라는 90억달러(약 10조2465억원) 가량의 외화보유고 중 3분의 2 가까이를 금으로 보유하고 있어, 미국 제재를 받고 있는 현재 이를 현금화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SDR은 1970년대 금이나 미달러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립된 장치로 5개 글로벌 통화로 가치가 분산되는 인출권이다.

지난 2018년 3월 기준 베네수엘라의 SDR 규모는 당초 10억달러(약 1조1385억원)에 달했으나,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이미 상당히 줄어든 상태다. 마두로 정권은 지난 1월 말 영국 영란은행 금고에 있던 12억달러(약 1조3662억원) 상당의 금을 빼내려 했으나 영란은행이 이를 금지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주요 베네수엘라 은행 계좌 권한을 과이도 국회의장에게 넘겨줬다.

IMF가 이번 결정으로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한 것은 아니다. IMF 규정에 따르면, SDR 권한을 행사하려면 IMF 회원국 과반수로부터 인정받는 정부를 수립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마두로와 과이도 모두 자격이 없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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