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경영정상화를 위한 유동성 확보에 발 벗고 나선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 에어서울을 매각하기보단 비수익 노선을 넘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6년 이미 일본과 동남아 노선들을 에어서울에 성공적으로 이관한 경험이 있다.
박삼구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뉴스핌DB] |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경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산 매각과 비수익 노선 정리, 조직 개편 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 회사의 재무구조를 정상화하고 추후 금융권의 지원금 등도 상환하겠단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부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아직까진 확정된 내용은 없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9일 산업은행에 자구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 등 주요 자회사에 대한 매각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비수익 노선 정리 계획에 대해서도 추측이 무성하다.
◆에어서울 매각설? "처음 듣는 얘기...가능성 없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가 에어서울을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은 "너무 뜬금없는 얘기"라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에어서울을 매물로 내놓지도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인수설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에어서울 관계자는 "처음 듣는 얘기"라며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펄쩍 뛰었다. 에어로케이 측이 일방적으로 인수를 검토할 수는 있으나 이와 관련해 실제로 양사 사이에 오간 내용은 전혀 없다는 얘기다.
다만 에어서울이 아시아나항공의 단거리 비수익 노선을 이관 받을 가능성은 높다. 당초 업계에서는 김해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에어부산이 연내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노선을 확보하겠다고 밝히자 아시아나의 노선을 물려받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많았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보단 에어서울로의 이관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노선 정리 과정에서 이관이 이뤄진다면 에어서울로 하게 될 것"이라면서 "에어부산으로 이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진 에어서울로 몇 개 노선을 이관할지 등이 전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6년 경영정상화 방안의 일환으로 에어서울에 일본 다카마쓰와 시즈오카, 도야마, 요나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캄보디아 시엠립 등 비수익 노선을 이관한 바 있다. 에어서울로 옮겨간 이 노선들은 비용 절감과 탑승률 개선 등으로 아시아나가 운영할 때보다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 일부 노선은 밀려드는 여객수요에 힘입어 운항횟수가 늘어나기도 했다.
가장 성공적인 이관 사례로는 일본 다카마쓰 노선이 손꼽힌다. 이 노선의 연간 수송객 수는 아시아나가 운항하던 2015년엔 3만6000명 정도였으나 에어서울이 취항한 후 △2017년 6만5000명 △2018년은 8만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에어서울은 지난해 10월 기존 주 5회에서 주 7회로 증편을 결정했다.
시즈오카 역시 에어서울 취항 후 2017년 7만4000명, 2018년 8만명으로 아시아나가 운항하던 2015년 3만8000명보다 이용객이 두배 이상 늘었다. 에어서울은 요나고 노선도 지난해 주 3회에서 주 6회로 운항 횟수를 두배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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