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구촌 그림자 금융이 52조달러로 외형을 확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의 도화선이 됐던 소위 리먼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이 같은 경고는 주요국 실물경기 한파와 함께 신용 사이클이 정점을 찍었다는 진단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각) 채권 평가사인 DBRS에 따르면 전세계 그림자 금융의 규모가 52조달러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0년 이후 무려 75% 급증한 수치다. 비은행권 대출을 총칭하는 그림자 금융은 제도권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신용을 갖추지 못한 기업과 개인에게 여신을 제공, 위기의 일으켰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채권이 대표적인 사례. 관련 업체들은 부실 채권으로 소위 증권화 상품으로 가공, 기관 투자자들에게 매각했고 관련 상품과 채권은 버블이 무너지면서 금융시스템을 뿌리까지 흔들었다.
주요국 금융시장에 패닉을 일으켰던 그림자 금융이 몸집을 급속하게 불린 것은 거시 경제와 신용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단기 자금을 조달해 장기 여신을 제공하는 이른바 만기 중재를 포함해 금융위기 이전 봇물을 이뤘던 그림자 금융의 고위험 거래 관행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신용 사이클 하강 기류가 본격화될 때 위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 자금의 만기 불일치는 리먼 파산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밖에 과도한 레버리지와 신용 리스크를 거래 상대방에게 떠안기는 수건 돌리기 형태의 딜 역시 금융위기 이후 감독 강화에도 뿌리가 뽑히지 않은 상황이다.
DBRS는 보고서에서 그림자 금융의 리스크를 크게 세 가지로 지목했다. 먼저, 유동성이 지극히 낮은 자산에 베팅하는 상품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할 경우 관련 업체들이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관련 업체와 인력들이 신용 여건의 악화에 대처할 만한 경험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점도 리스크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혔다.
또 관련 업체 대부분 수익성 다변화에 소극적이고, 이 때문에 금융 여건이 악화될 경우 위기에 내몰릴 여지가 높다는 판단이다.
한편 월가의 구루들 사이에서도 최근 그림자 금융을 경계하는 의견이 제기됐다. CNBC에 따르면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그림자 금융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은 아니지만 금융시스템을 점차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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