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이 내년 총선을 위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영입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정치권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지명도나 중량감, 어느 모로 보나 조국 수석이 어느새 문재인 청와대의 상징이 된 만큼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야당 역시 청와대를 향해 날을 세울 때면 늘 최종 목표로 조 수석을 지목한다.
전 위원장은 딱히 조 수석이 출마할 지역구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영도가 포함된 '중구영도구'에 조 수석이 출마할 가능성이 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과의 맞대결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재인 지킴이'와 '문재인 저격수'의 맞대결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사진 왼쪽)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사진=뉴스핌 DB> |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국 민정수석이 내년 총선을 위한 부산 인재 영입의 시작이 될 것이다. 반드시 부산에 내려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4.3 보궐선거에서 부산·경남(PK) 민심이 지난해 지방선거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PK 벨트를 지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구심점을 필요하다는 위기 의식이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 조국 수석 차출설은 꾸준히 관측됐지만 여권에서 공개적으로 조 수석의 출마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위원장 측은 구체적 출마 지역구에 대해선 말을 아꼈으나 정치권에서는 조 수석이 부산 중구 혜광고 출신인 점을 들어 중구영도구를 우선적으로 꼽는다.
또 부산 영도는 문 대통령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문 대통령은 평소 영도를 "나의 고향"이라고 불렀다. 문 대통령의 어머니가 현재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와 여권이 내년 가장 공을 들이는 곳도 PK인 만큼, 현 정부의 동진(東進) 정책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조 수석이 떠밀려서라도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 이 지역 현역은 김무성 한국당 의원이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55.8%의 지지를 얻어 40.7%의 지지를 받은 민주당 김비오 후보(현재 민주당 지역위원장)를 15%p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김 의원이 이미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따라서 조국 수석의 출마가 현실화 될 경우 야당 쪽 라이벌로는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가장 먼저 꼽힌다.
지난해부터 정치권은 이 의원이 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겨 무주공산이 된 이 곳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 의원도 이달 초 라디오에 출연 내년 총선에서 조국 수석과 맞대결을 벌일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지난해부터 조국 청와대 수석을 비롯해 청와대 내 인사들에 대해 거침없는 독설을 던져 주목을 받아 왔다.
현 청와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조국 수석과 한국당이 아니면서도 가장 한국당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언주 의원이 맞붙을 경우 차기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이 지역이 떠오를 전망이다.
다만, 조국 수석의 실제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권 내에서도 높지 않게 보고 있다. 조 수석이 선출직 정치인의 길을 선뜻 걸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조 수석도 누누히 정치를 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여권 관계자는 "조국 수석의 성향 자체가 선출직하고는 잘 맞지 않는 측면이 있고 그의 고향이 부산이기는 하지만 부산에서 그다지 인기가 높지 않은 점 등은 그의 출마 가능성을 낮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