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처음으로 군 기지를 방문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동지께서 16일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했다”고 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전투직일(直日, 당번)근무를 수행하고 있는 추격습격기들을 이륙시켜 비행사들에게 어렵고 복잡한 공중전투 조작을 시켜보라" 명령했고, 군부대 비행사들이 평소 연마한 비행기술을 뽐내자 "조건과 환경에 구애됨이 없이 그 어떤 비행전투임무도 훌륭히 수행할 수 있게 준비된데 대하여" 대 만족을 표시했다.
첨단 전술무기시험 현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
WSJ는 김 위원장이 군 훈련을 시찰한 것은 작년 11월 신형 첨단전술무기 시험 지도 이후 처음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이는 분명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결렬 후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WSJ는 안보 전문가들을 인용, “김 위원장은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대립 사이클로 회귀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 위원장은 의미 없는 시찰을 하지 않는다”며 “김 위원장은 국제 사회에 군사적으로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 그레이엄 호주 라트로브대 북한 안보 전문가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군사적 옵션을 택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개인적 관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북핵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데 대해 북한이 조바심을 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에 한 약속과는 달리 핵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12일 영변 핵 시설을 관찰한 위성 이미지에서 북한이 핵 연료 재가공에 나선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또 다른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제니 타운 북한 전문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무기 개발을 위해 방사성 물질 재가공에 착수한 것이라면 앞으로 비핵화 문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불과 2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다소 놀라운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영변 핵 시설 [사진=38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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