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임명 소식을 듣고 “내 대통령직은 끝났다”고 발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달 후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해임을 시도했지만, 측근들의 만류로 성사되지 않았다.
18일(현지시간) 공개된 뮬러 특검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5월 뮬러 특검이 임명될 것이라는 당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의자에 주저앉으며 “오 신이시여. 이것은 끔찍하다”면서 “이것으로 내 대통령직은 끝났다. 나는 망했다(I’m fxxxed)”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당시 장관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할 수 있냐”고 따지면서 “당신은 나를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세션스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고 법무부를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 해임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백악관 법률 고문이었던 돈 맥건에게 세션스에게 전화를 걸어 뮬러 특검이 이해가 충돌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고 말할 것을 지시했다.
보고서는 “맥건은 이 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토요일 밤의 대학살’(Saturday Night Massacre)과 같은 일을 촉발하느니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서술했다. 토요일 밤의 대학살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아치볼드 콕스 특검의 해임을 지시하자 법무장관과 부장관이 사임하고 로버트 보크 당시 법무부 차관보가 콕스 특검을 해임한 사건이다. 닉슨 전 대통령은 탄핵 전 자진 하야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틀 후 트럼프 대통령은 전 캠페인 매니저인 코리 레반도프스키에게 세션스 당시 법무장관이 공개적으로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불공정하다는 메시지를 밝힐 것을 부탁하라고 요청했다.
뮬러 특검은 보고서에서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대통령의 노력은 대체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것은 대개 대통령의 측근들이 대통령의 지시 수행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뮬러 특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서면으로 제출한 답변도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는 안도 검토했지만 이미 수사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수사가 지연될 것을 우려해 실제로 대통령을 면담하지는 않았다.
뮬러 특검팀은 대통령의 사법 방해와 관련해 의회가 판단할 여지를 남겼다. 보고서는 “대통령이 헌법 제2조에 따라 자신의 권력을 사용해 사법방해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 우리는 의회가 사법부의 온전함을 보호하기 위해서 대통령의 비도덕적인 권한 사용을 막을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결론 지었다”고 밝혔다.
뮬러 특검 보고서 일부.[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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