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에 빠진 가운데, 북한과 미국에서 강경한 목소리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 협상을 주도했던 미국측 핵심 당국자들의 교체를 요구하며 점차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상 시기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힘겨루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역시 그동안 주장했던 포괄적 합의를 유지하면서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군사적 옵션을 고려하던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고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는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의제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北·美 신경전 가열...최선희·폼페이오·볼턴, 연일 공방 벌이며 상대방 압박
북한에서 주로 전면에 나서는 것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다. 최 부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겨냥해 공세를 높이고 있다.
최 부상은 최근 볼턴 보좌관을 겨냥해 "3차 수뇌회담과 관련된 조미 수뇌들의 의사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나온 것인지, 어쨌든 나에게는 매력이 없이 들리고 멍청해보인다"고 맹공격했다.
앞서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17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의 전제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진정한 징후를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최 부상은 최근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비핵화 협상이 실패하면 그 때 가서 분명히 경로를 변경해야 한다"고 언급, 군사적 대응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최 부상은 "우리가 제시한 시한부 내에 자기 입장을 재정립해서 나오지 않는 경우 미국은 참으로 원치 않는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부상은 또 "우리의 비핵화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때가 되면 비핵화를 할 것이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이 현재의 셈법을 바꾸고 입장을 재정립해서 나오는 조건 하에서만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문성묵 "상당기간 힘겨루기 계속될 것"...조진구 "北, 문재인 정부에 불만 많은 듯"
대북 전문가들은 북미 간 갈등을 비핵화 협상 재개를 앞둔 샅바 싸움으로 해석했다. 따라서 양측이 군사적 옵션을 동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문성묵 국가안보전략연구소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올 연말까지를 (비핵화 협상의) 시한으로 삼았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역시 군사적 행동을 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상당기간 현재의 상태대로 북미가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북미 협상 재개시점에 대해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북 등이 마무리된 이후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일종의 힘겨루기"라며 "지금이 2017년 상황으로 되돌아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 사용을 실질적으로 검토하던 2017년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아 실질적 군사적 옵션이 사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교착 국면의 타개가 쉽지 않다는 점은 인정했다. 조 교수는 "북한의 최근 태도는 단순히 미국에 대한 공세가 아니라 중재를 맡은 우리 측을 믿지 못하는 부분도 포함된 것"이라며 "중재를 맡은 우리 측이 자신의 말을 미국 측에 잘 전달했는지 믿지 못하면서 불신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이 문재인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경제협력 등 많은 부분을 해소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남측 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재량이 적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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