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사회

[문무일 반발] 검경수사권 조정안 쟁점은…‘수사권’ 검찰→경찰

기사등록 : 2019-05-02 15:47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문무일 “검경수사권 조정안,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 불만 표출
패스트트랙 상정된 수사권 조정안, ‘경찰 수사권’ 부여 골자
검찰 “인권침해 등 우려 높아”…경찰 권력 비대화 ‘견제’

[편집자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최근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면서 검경수사권 조정에 발동이 걸렸습니다. 국회논의가 시작되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조정안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경찰에 부여하는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반대입니다. 검찰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검찰파동’이란 단어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핌>이 수사권 조정안을 둘러싼 논란을 정리해 봅니다.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숙원’인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데 대해 문무일 검찰총장이 정면 반발하면서,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등 경찰 권력 비대화를 우려한 검찰 내부 불만을 표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검찰에 따르면 문 총장은 전날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사법제도 논의를 지켜보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작심 비판했다. 이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국회에서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한 논의를 진행해 국민의 기본권이 더욱 보호되는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부터 해외 출장 중인 문 총장은 당초 9일까지로 예정된 출장을 뒤로 하고 4일 급히 귀국한다. 그만큼 검찰의 총수가 긴박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정부가 추진 중인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검찰 내부 불만이 상당히 커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11.09 yooksa@newspim.com

그동안 검찰 내부에서는 지난해 6월 정부가 발표한 수사권조정안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이번 패스트트랙에도 정부안이 그대로 담겼다. 경찰의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골자다. 검찰 송치 전 검사의 수사지휘 폐지도 포함됐다.

특히 검찰 내부에서는 이중에서도 검찰의 핵심 권한인 수사권과 기소권 가운데, 수사권을 사실상 경찰에 대부분 넘기는 데 대한 불만과 우려가 계속됐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경찰에 넘길 경우, 사건이 검찰로 송치될 때까지 그 어떤 사법통제도 불가능해 인권침해 우려가 높아진다고 봤다. 

경찰이 혐의를 인지해야만 수사에 착수할 수 있어 경찰 비리 등 수사의 한계가 생길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같은 문제점들이 발생해도 검찰이 경찰에 시정요구를 할 수 없어 부작용을 바로잡을 수 없다는 점도 우려했다. 

검찰은 또 수사종결은 고도의 법리적 판단이 요구되는 분야인데 법률전문가가 아닌 경찰에서 잘못된 법리판단이나 증거판단을 내릴 경우 이에 대한 검찰의 추가보완수사가 불가피해 시간과 인력 등 자원 낭비가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경찰이 검찰의 추가보완 수사 지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부작용을 우려해 그동안 검찰의 권한을 일부 내려놓는 수사권 조정안의 큰 틀에는 동의하면서도, 실효적 자치경찰제와 사법경찰과 행정경찰의 분리 등이 함께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경찰 권한 비대화를 막고 권력기관의 상호 견제와 권력 분산이라는 수사권 조정안의 핵심 목표가 실현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패스트트랙 안건이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문 총장의 지적은 이같은 검찰 내부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셈이다.

하지만 실효적 자치경찰제 시행 등이 빠지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작성되는 피의지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제한하는 내용까지 상정 안건에 포함되면서 결국 검찰 입장에서는 손 놓고 고유 권한을 경찰에 넘겨 주는 상황이 됐다. 임기가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은 문 총장이 마지막 메세지라도 띄울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읽힌다.

특히,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조율 뒤 지난해 6월 발표한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1년이 다 되가는 현 상황에서 밝힌 입장인 탓에 문 총장 속내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여전히 검찰이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을 독점하고 있고 일부 특수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이 직접 수사권을 갖는다는 점, 또 송치 후 수사 지휘가 가능해 현재 상황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주장이다.

경찰청은 2일 문무일 검찰총장의 주장을 반박하며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수사권 조정법안은 검사의 경찰 수사에 대한 중립적이고 객관적 통제방안을 강화했다”며 “개정안은 경찰의 수사 진행단계 및 종결사건(송치 및 불송치 모두)에 대한 촘촘한 통제장치를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rlee19@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