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거제=뉴스핌] 김승현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장외 대여투쟁을 선언하며 지난 7일부터 민생 대장정을 시작했다.
황 대표는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예상되는 PK(부산·경남)지역의 중심 부산에서 검은색 백팩에 운동화를 신고 출정식을 가졌다. 첫날 행보는 아이돌 팬미팅 같았지만 한편에서는 아수라장처럼 소란스러웠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국민속으로-민생투쟁 대장정'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승현 기자> |
황 대표는 전날 오전 10시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민생투쟁 대장정 출정식을 열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오늘 저는 부산 시민들의 애환이 담긴 이곳 자갈치 시장에서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민생대장정을 출발한다”며 “총체적 난국의 대한민국을 구하고 국민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투쟁을 시작한다. 오늘 바로 이 자리에서 처음 시작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가 야심차게 준비한 대장정 출정식에는 지지자 수백명이 모여 연신 ‘황교안’을 외치며 응원했다. 황 대표가 노점상과 식당 등 현장을 돌며 민심을 묻는 동안에도, 수십명의 지지자들은 아이돌을 쫓는 팬클럽처럼 같이 이동하며 “빨갱이들한테 나라 맡기면 안돼” “젊은 아들(아이들)한테 맡기면 안돼, 우리가 나서야지”라고 소리쳤다.
다만 이날 자갈치시장이 정기휴일이었던 것은 시장을 돌던 황 대표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지지자들에게 손을 펼쳐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승현 기자> |
출정식 후 본격적인 민생투어에 나선 황 대표는 첫 행선지로 부산 개인택시회관을 찾았다.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민심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 수백명의 택시기사들이 모여 황 대표를 연호하고 사진을 찍었지만, 그들은 정치인이 의례적으로 하는 추상적인 답변 대신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황 대표는 민생투어 일정의 대부분을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자갈치시장에서 택시회관으로는 이동할 때는 택시를, 덕포시장으로 갈 때는 지하철을, 덕천 주공아파트로 갈 때는 버스를 타며 시민들과 만났다.
어느 현장에서나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의 팬클럽을 몰고 다닌 황 대표였지만, 반대 시민들과의 충돌도 종종 빚어졌다. 황 대표가 덕포시장으로 온다는 소식을 접한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은 덕포시장 입구를 선점하며 ’자한당 해체하라‘, ’적폐소굴 자한당‘ 등의 피켓을 들고 황 대표를 기다렸다.
황교안 대표가 방문할 예정인 부산 덕포시장 앞에서 8일 황 대표 지지자들과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회원들이 서로 고성을 지르며 몸싸움을 하고 있다. <사진=김승현 기자> |
이에 황 대표를 지지하는 시민들과 고성이 오갔고 결국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 지난주 광주송정역에서의 아수라장이 재현된 순간이었다.
부산 사상경찰서도 사복경찰 십수명 등 경찰을 배치하며 황 대표 경호에 나섰다. 결국 황 대표는 당초 예정했던 동선을 바꿔 다른 골목을 통해 덕포시장으로 들어갔다.
덕포시장에서 황 대표는 골목가게를 들어가며 시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민심을 듣기 위한 대장정이지만 ‘경제 어려우시죠’, ‘힘드시죠’, ‘잘하겠습니다’ 등의 간단한 인사가 대부분이었다. 민생 대장정이라기 보다 대통령선거 유세 현장에 가까웠다.
현장의 지지자들은 황 대표를 향해 더 격렬하게 싸우고 투쟁하라고 주문했다. 자갈치시장, 덕천 주공아파트에선 일부 시민들이 “한국당 의원들 총사퇴하고 투쟁강도를 높여라”라고 쓴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황 대표도 이에 화답하듯 하루종일 그간 한국당의 잘못도 많았고 정권을 뺏긴 후 무력했지만 이제는 싸우겠다며 ‘좌파독재’, ‘좌파폭거’를 거듭 언급했다.
한편 황 대표는 민생대장정 2일차인 8일 경남 거제시 고(故)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대우조선 매각반대 천막농성장을 찾아 대우조선 문제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7일 부산 지하철 덕포역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승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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