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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혀 끝에 매달린 글로벌 금융시장 ‘현기증’

기사등록 : 2019-05-10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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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하나에 금융시장이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이다.”

월가 트레이더의 얘기다. 경제 냉전 여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무역 협상을 앞두고 9일(현지시각) 금융시장은 말 그대로 널뛰기를 연출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 = 로이터 뉴스핌]

협상 결과가 예측 불가능한 만큼 어떤 방향으로도 베팅에 나서기가 어렵다는 것이 월가의 솔직한 설명이다.

이날 장중 다우존스 지수가 4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개월물을 뚫고 내리면서 일드커브 역전이 발생했다.

장 초반까지 미국과 중국의 정치권이 날을 세우고 있다는 소식에 금융시장은 패닉을 연출했고, 투자자들 사이에 헤지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상황에 반전을 가져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주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 주말 관세 인상을 언급한 이후 발언의 수위를 낮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이 준비한 카드가 뭔지 지켜보겠다”며 “이번주 협상 타결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아름다운 서신을 받았다”며 전화 통화를 가질 뜻을 내비쳤다.

다만, 그는 합의 도출에 대한 최선의 대안은 관세라고 주장하며 마지막까지 중국에 대한 압박을 늦추지 않았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우존스 지수는 낙폭을 200포인트 이내로 좁혔고,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낙폭을 2bp(1bp=0.01%)로 축소했다.

트레이더들을 현기증을 호소했다. UBS의 아트 카신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날마다 혼란의 연속”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한 건이 세상을 통째로 뒤집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프루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전략가는 “모든 투자자들이 이번 협상에서 어느 한 쪽이 회담을 결렬시키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만을 고대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통제하기 힘든 수준이고, 트레이더들은 현금을 챙기고 상황을 지켜보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최악의 상황에 적극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양국이 협상을 지속할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당장 관세가 인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완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극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관세가 인상되는 사태가 벌어지면 주식시장에 10%에 이르는 추가 급락을 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버코어의 데니스 드부셔 포트폴리오 전략 헤드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관세가 인상되면 위험자산 전반에 걸쳐 과격한 매도가 쏟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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