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본격적으로 중국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이 주로 운항했던 노선에 새로 들어가게 된 만큼, 하루 빨리 취항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단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가시간)' 확보가 중요할 전망이다. 비행기를 띄우려면 양국 항공당국과의 논의를 거쳐 슬롯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주요 공항은 이미 포화 상태라 새로운 슬롯을 확보하기 만만치 않다는 것. 특히 승객들이 선호하는 시간대는 더욱 그렇다.
저비용항공사(LCC) 6개사 항공기.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사진=각사] |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중국 운수권을 확보한 LCC들은 가능한 빨리 해당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기 위해 취항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운수권을 발표하며, 항공사들이 당국의 허가와 지상조업 계약 등 운항준비를 모두 마치고 취항하기까지 짧으면 3~4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LCC들은 운수권 배분 결과가 발표된 직후 중국노선 취항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각 사별로 운수권이 확보된 노선들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투입 기재와 취항 계획 등도 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B737-MAX8 2대의 운항중지를 결정한 이스타항공은 중국노선을 차질 없이 운영하기 위해 B737-800 2대를 추가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항공사들은 가능한 빨리 중국노선에 비행기를 띄우고 싶어 하지만 신규 취항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각 노선별 준비 기간이 모두 다른데다 특히 슬롯 확보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취항하려고 알아보고 있지만 국내공항과 해외공항 슬롯 시간이 맞아야 하는 등 우리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특히 슬롯이 좋은 시간대여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협의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통상 수요가 많은 '황금 노선' 일수록 슬롯 확보가 어렵다고 본다. 이미 해당 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이 많기 때문에 슬롯에 여유가 없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에 이스타항공이 운수권을 확보한 상하이공항도 관광과 비즈니스 수요가 모두 많아 슬롯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은 "기존 청주-상하이 노선의 운항 경험과 현지 인프라 등을 활용해 인천-상하이 노선의 최우선 취항을 목표로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후 제주-상하이 노선을 연계한 상품 개발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한국과 중국을 잇는 34개 노선에 대한 운수권(주174회)을 국적 항공사들에 골고루 나눠줬다. 이번 배분에서는 국토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진에어를 제외한 7개사 모두에 운수권이 돌아갔다.
특히 이번 운수권 배분은 FSC가 주로 운항하던 중국노선에 LCC가 복수 취항, 본격적으로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는 점과 지방발 노선 증가로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녔다. LCC들은 FSC보다 경쟁력 있는 운임으로 중국노선 점유율 확대에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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