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외교·통일 장관들이 13일 데이빗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정부종합청사를 찾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먼저 만난다.
이 자리에서 WFP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토대로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방식과 규모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WFP와 FAO는 3월 29일부터 4월 12일까지 방북해 작성한 보고서에는 ‘현재 북한은 136만톤 가량의 식량이 부족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통일부 당국자는 “WFP의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북한 식량 사정에 대한 얘기를 주로 나눌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사진=뉴스핌 DB] |
비즐리 사무총장은 김 장관과의 면담을 마친 후, 강경화 장관과도 만난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양측은 전 세계의 인도적 위기 등에 대한 공동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해서도 양측이 정보를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등 연이은 ‘무력시위’에도 불구, 대화의 끊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인도적 지원과 정치적 사안은 별개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대북 식량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북한의 발사체 발사 등으로 악화된 국내 여론을 살피며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 12일 대남 선전매체인 메아리를 통해 “주변 환경에 얽매여 선언 이행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뒷전에 밀어놓고 그 무슨 ‘계획’이니 ‘인도주의’니 하며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나 하는 것은 북남관계의 새 역사를 써나가려는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유인책’으로 평가해 지원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라는 것과, “단거리 발사체에 따른 ‘전리품’이라며 못이기는 척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상반된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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