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미국이 한국 등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최대 25% 관세 부과 결정을 최장 6개월 미룰 것으로 전해졌다. 또 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을 제외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일단 한숨을 돌리고 있다.
특히 텔루라이드와 팰리세이드 등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앞세워 미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다.
16일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등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을 최장 6개월 미룰 계획이다.
지난 2월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인지 여부를 판단한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 제출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제출 후 90일째인 오는 18일까지 외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사진=현대차] |
지난해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미국이 25%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은 자동차 분야에서 1조3533억원,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1조5427원 등 2조896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완성차와 부품에 대한 영향까지 고려한 각사 손실 전망치는 현대차 1조4700억원, 기아차 1조1100억원, 르노삼성 1600억원, 한국지엠 1400억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외신 보도를 보면 6개월 유예는 유력하지만, 한국이 완전히 제외될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며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의 관세 부과 여부와 별개로 올해 들어 미국 시장 점유율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기아차 SUV 텔루라이드 등의 인기 덕분이다.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미국 시장 합산 점유율은 8.2%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4월(8.2%)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다. 1~4월 점유율은 7.5%로, 2017년(7.3%)과 지난해(7.4%)에 이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미국에 본격 판매될 예정이어서 판매 회복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국내 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팰리세이드를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배에 싣는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업계 입장에선 일단 한시름 놨다고 볼 수 있다"며 "만약 향후 일본이나 유럽이 관세를 부과 받는다면 결론적으로 한국 자동차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되기 때문에, 침체인 한국 자동차산업에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기아차의 경우 미국에서 관세를 부과받을 경우 힘든 상황이 될뻔 했는데 그런 부분이 해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럴때 일수록 현대기아차 노조가 같이 힘을 합쳐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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