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국제연합(UN)을 소수 대국의 특권을 위해 봉사하는 위선적인 단체라고 폄하하며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16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금 여러 국제기구들에서는 나라들과 민족들 사이에 심한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유엔만 놓고 보아도 쁠럭불가담(비동맹)국가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응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으며 반대로 소수의 대국들은 유엔헌장과 배치되게 특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특정 국가의 강권과 전횡을 합리화, 합법화하는 결의 아닌 결의들이 채택되고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반항한다고 피해자에게 제재를 가하는 만고의 부정의(不正義)가 버젓이 유엔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고도 했다.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 일부.[사진=북한 외무성 홈페이지 캡쳐] |
북한 외무성은 “제재가 힘으로는 우리를 어쩔 수 없는 세력들에게 있어서 마지막 궁여일책이라 할지라도 그 자체가 우리의 자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라며 “또 국제적 정의에 대한 횡포한 우롱인 것만큼 우리는 그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맞받아나가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한 “우리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에서 일부 나라들의 특권을 허용하는 질서와 관행을 없애고 자주권 존중과 영토 완정, 내정불간섭, 평등의 원칙에서 모든 나라와 민족들의 자주적 요구와 이익을 공정하게 보장하는 법률적, 제도적 담보를 마련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북한 외무성은 “국제적 정의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반제(反帝)자주적 나라들의 힘이 강할 때에만 실현될 수 있다”며 “아무리 선량하고 정당해도 힘이 없으면 국제무대에서 자기가 할 말도 못하고 강자들의 농락물로 되며 정의와 양심도 지켜낼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 외무성의 이 같은 주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제재 결의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이른바 자력갱생 정신으로 제재 국면을 “버티겠다”는 대외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대북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했다. 반대로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와 존엄을 만방에 떨쳤다”며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고 자주적이며 정의로운 새 세계를 건설하는데도 커다란 기여를 한 역사적 사변”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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