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클럽 버닝썬 사건과 김학의 사건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희비가 서로 엇갈리고 있다.
버닝썬의 최정점으로 지목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 구속 실패에 싸늘한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경찰과 달리, 검찰은 수년간 논란이 돼온 김학의 전 차관과 해당 사건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 씨 구속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물론, 피의자 구속 여부가 유무죄를 가르는 것은 아니지만,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1차적으로 법원에 소명되느냐, 그렇지 않느냐라는 차이점에서 구속영장 발부 및 기각은 국민 여론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의 진상규명을 특별 지시했다. [사진=청와대] |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10시부터 강간치상·무고·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사기·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공갈미수 등 혐의를 받는 윤 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뒤, 이날 밤 10시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약 12시간 동안 구속심사 과정에서 윤 씨는 대체로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찰 측은 김 전 차관과 윤 씨와의 관계 및 강간 치상 범죄 성립을 위한 법리를 강하게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심사 종료 뒤 윤 씨 측 변호인은 취재진과 만나 윤 씨의 성생활이 문란한 것과 범죄와는 차이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세웠으나, 검찰의 칼날을 결국 막지 못했다.
‘김학의 사건’은 윤 씨의 강원도 한 별장에서 신원 불상의 사회 유력 인사와 여성들 사이에서 성관계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으로, 2012년과 2013년 두차례 검찰 수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결론난 바 있다.
지난달 1일부터 ‘김학의 사건’ 재수사에 나선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10여일 동안 과거 수사 기록을 검토한 뒤, 윤 씨를 전격 체포하면서 수사 속도를 올렸다.
하지만, 윤 씨의 첫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이번에도 진상 규명이 되지 못할 것이란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수사단은 보강 수사를 통해 김 전 차관 구속에 이어 두번째 구속영장 청구 끝에 윤 씨를 구속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사단은 ‘모르쇠’로 일관 중인 김 전 차관과 윤 씨의 구속수사를 통해 과거사 진상 규명에 수사력을 총집결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과거 김 전 차관 수사에서 무혐의로 처리한 것에 대한 ‘체면치레’라도 조금은 했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학의 사건’과 클럽 버닝썬 수사 초기인 3월 “과거 벌어진 사건이라 해도 지금 잘못 처리하면 우리 정부 책임으로 귀착될 수 있는 만큼, 조직 명운을 걸고 철저히 진상규명하라”고 엄정 수사를 지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여성의전화, 참여연대 등 1042개 시민단체는 전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김 전 차관의 성폭력 의혹과 고(故) 장자연 씨 사건에 대한 검찰의 과거 수사에 대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또 지난 17일에는 경찰의 버닝썬 사태 수사 결과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8개 시민단체가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은 명운을 다했다”며 민갑룡 경찰청장과 원경환 청장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최근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장자연 사건’ 최종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장자연리스트’의 존재와 장 씨에 대한 성폭행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장 씨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13개월 동안 재조사를 진행했지만, 결국 ‘빈손’으로 이달 말 활동 종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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