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이재웅 쏘카 대표에 대한 비판과 이 대표의 반응, 이를 지켜본 이찬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의 코멘트 등이 몇 가지 측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첫째 ‘최 위원장은 전혀 무관한 업무에 대해 왜 비판했을까’하는 발언의 의도입니다. 둘째는 혁신과 그로 인해 뒤처지는 계층 사이에 국가(또는 공무원)의 배려 문제입니다. 최 위원장은 혁신추진 과정에서 공무원이 직면하는 고충을 대변한 것으로 읽힙니다. 셋째는 대화의 이면에 그림자처럼 어른거리는 ‘집권 2주년인데 4주년으로 안다’는 현 정권실세들의 공무원 인식에 대한 문제입니다. 종합민영통신 <뉴스핌>이 ‘최-이-또 다른 이’ 등 3인의 발언을 통해 혁신에 대한 갈등 구조를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차량공유 서비스 '타다'의 이재웅 대표를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저격했다.
23일 최 위원장은 자신의 지적에 대해 이 전 대표가 "갑자기 이 분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라고 SNS에 올린데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비아냥거릴 일 아니다"고 일갈했다.
이재웅 대표 페이스북 |
최 위원장은 어제부터 이어지는 발언의 의도가 무엇이냐는 질문엔 "정부 못지 않게 혁신사업자들도 이러한 (택시-타다) 사회적 갈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자세를 당부하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주무부처가 아님에도 '타다-택시' 갈등을 언급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어느 부처보다 혁신을 많이 추진하며 그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왔다"며 "해당 이슈를 계속 지켜봐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혁신과 변화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 충격을 잘 관리해 피해를 받는 계층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최 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이기적, 무례, 오만"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된 '2019 코리아 핀테크 위크' 기조연설을 통해서 포용을 강조했다. 혁신이 중심인 행사였지만 포용을 강조한 것을 두고 안팎에선 "전날 작심발언과 같은 기조"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날 최 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정부는 혁신과 포용의 균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혁신의 목표는 사회 후생을 높이는 것임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사회의 발전은 혁신에서 시작되지만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충분한 안전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혁신의 '빛' 반대편에 생긴 '그늘'을 함께 살피는 것이 혁신에 대한 지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했다.
최 위원장의 이날 기조연설은 전날 이 대표를 겨냥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앞서 최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회 각계각층이 양보하며 합의하는 과정에서 경제정책 책임자에게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난하고 택시업계에게는 거친 언사를 내뱉는 것은 이기적이며 무례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과 무관한 정치·사회적 현안인 '타다 논쟁'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한 최 위원장 발언은 재계와 사회 전반에 큰 논란을 야기했다.
혁신경제를 주관하는 정부 당국의 수장으로서 철학이 담긴 소신 발언을 했다는 평가와 함께 주무부처 장관도 아닌데 특정 기업인을 지목, 원색적 비난을 한 것은 경솔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최 위원장의 연이은 '저격 발언'을 두고 금융위 내부에서는 '할 말을 했다'는 평가다.
정부 입장에선 혁신성장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규제 철폐 등에 적극 나서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소외되고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계층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강력히 어필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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