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과 미국 간 무역 갈등이 기술 냉전으로 확전될 것이라는 우려에 세계증시가 5일 중 4일 간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관세전을 재개한 양국이 상호 강경 발언을 이어가면서 아시아증시가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유럽증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우려와 독일 지표 부진까지 추가돼 아시아증시를 따라 하락하고 있다.
앞서 중국 상하이증시의 블루칩 지수는 1.7% 내리며 2월 이후 최저치 부근까지 떨어졌다. 특히 미국 제재 영향으로 화웨이 공급업체들이 타격을 받으며 주요 통신주들이 3.7% 급락했다. 이에 따라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도 1% 가량 내리며 뉴욕증시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23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투자자들은 이미 글로벌 경제성장과 기업 투자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중 무역 갈등이 해결될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은 채 한층 고조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통신 업체들에 이어 하이크비전 등 감시장비 업체들도 거래제한 목록에 올려, 정부의 허가 없이 미국 기업들이 제품과 기술을 이들 중국 기업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 정부의 이러한 조치에 구글과 퀄컴 등 미국 반도체 회사들에 이어 영국 ARM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몸을 사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양국이 협상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2020년 미국 대선 때까지 고율관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인도증시만이 글로벌 추세를 거스르고 상승하고 있다.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인도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해 엔이 달러 대비 상승하고 있다. 다만 달러가 여타 통화 대비 상승하며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간밤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유지한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또한 대부분의 정책위원들이 최근 인플레이션 하락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해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었다. 하지만 최근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시장은 여전히 점진적인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파운드는 미달러 대비 10일 중 9일 간 하락하며 1.2603달러로 4개월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4차 의회 표결을 앞두고 EU 관세동맹 잔류와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 등을 고려하겠다며 반(反)브렉시트파 설득에 나서자 보수당 내에서 반발이 일어나며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강경 브렉시트파인 안드레아 레드섬 하원 원내총무는 22일(현지시간) 사임 의사를 밝혔고, 영국 언론들은 이에 대한 후폭풍으로 메이 총리가 이르면 24일 사임 날짜를 구체적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상품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1274.73달러로 소폭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 외로 증가했다는 소식에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파운드/달러 환율 23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