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현대중공업의 법인분할(물적분할)을 결정할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는 '운명의 날'이 밝았다. 하지만 반대하는 노조가 닷새 전부터 주총장을 점거하고 있어 개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예정대로 주총을 개최하겠단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주총장을 점거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10시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임시 주총을 개최하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등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법인분할 안건 통과는 현대중공업이 연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임시 주총에서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을 결정할 예정이다.
해당 안건이 계획대로 통과되면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 후 한국조선해양에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현물 출자 받는 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된다. 한국조선해양 아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4개 조선사가 위치하게 된다.
문제는 노조의 반대다. 법인분할에 반대하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주총을 지난 27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 주총이 예정된 한마음회관을 닷새째 점거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울산지법은 사측이 제기한 주총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과 부동산명도단행 가처분 신청을 모두 받아들였다. 주총을 방해하지 말고, 주총장 점거를 풀라고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아직까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법원은 집행관을 현장에 보내 노조를 상대로 점거 해제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전날(30일) 오후 울산지법 소속 집행관이 가처분 결정 내용을 고지하기 위해 한마음회관을 찾았으나 노조 측의 저지로 접근조차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현대중공업 우호주주와 주총 준비요원 등 500여명은 주총 개최를 위해 31일 오전 7시30분쯤 한마음회관 입구에 도착,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나 노조에 막혀있는 상태다. 전날 오후부터 1박2일 밤샘농성을 벌여온 노조원 2000여명이 현재 이들의 주총장 진입을 막고 대치하고 있다. 노사가 물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현대중공업 측은 일단 예정대로 주총을 개최하겠단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원래 계획대로 오전 10시에 주총을 개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아직 주총장 변경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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