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 변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스웨덴의 제조업 혁신 이니셔티브인 'P2030(Produktion 2030)'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스웨덴 제조업혁신 이니셔티브 동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스웨덴은 북유럽의 독일로 불리고 있어 국내 제조업 강화 전략에 시사점이 크다는 주장이다. 1인당 글로벌 제조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로 연구개발(R&D) 비중에 대한 대기업 의존도가 높다.
보고서는 스웨덴이 1990년대 세계 1위의 연구개발 투자 국가임에도 산업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스웨덴 패러독스'를 일찍 경험하면서 제조업 혁신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은 문제점 극복을 위한 노력으로 대기업 중심의 수출 경제에 대한 경제적 특성과 4차 산업혁명 등 제조업의 도전과제를 반영해 2013년 국가이니셔티브인 P2030을 도입했다. 이는 산학연의 강력한 협력 플랫폼으로 유럽연합(EU) 19개 회원국 중 가장 적극적인 민간주도형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P2030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는데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 차별화된 정책을 시행한다. 대기업은 프로젝트 참여를 제한받지 않는 대신 투자재원을 30~50%를 담당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달리 기술 확보 및 접근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 특화 정책을 구분해 시행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으로 펀딩을 담당한 산학연 프로젝트에 대한 워크숍을 개최해 프로젝트의 결과를 중소기업과 공유하고, 기업의 관련된 기존 문제 등을 토론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결과와 네트워크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지식과 기술 이전도 가능하도록 했다.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18개의 프로젝트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해 기술과 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높인다.
보고서는 스웨덴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제조업 전반을 아우르는 첨단기술을 다루고 있고, 이와 연계된 대학원 과정이 발달돼 있어 제조업 전반의 첨단기술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국내에서도 반도체학과 등 산업 필요에 따른 교과과정을 논의하고 있지만 분야가 한정돼 있고 학부과정 중심이다.
P2030의 Ph.D School은 제조업 첨단기술의 고등교육에 대한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대학간 네트워크와 연구자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2014년부터 대학원 과정을 시행해 현재 30개 이상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별도의 학교를 설립 하는 것이 아닌 21개의 대학 및 기관에서 제공한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현재 국내총생산(GDP)대비 R&D투자 비율 세계 1위이나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는 뒤쳐진 상태로 독일, 중국보다 경제적 특성이 유사한 스웨덴의 문제 인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제조업에 대한 중장기적 전략 수립이 민간 주도 방식으로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