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검찰이 국내 최대 규모 항운노조인 부산항운노조 전직 위원장 등이 10억 원대 금품을 수수하고 조직적 채용비리에 연루된 사실을 적발해 관련자를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부산지검 특수부(박승대 부장검사)는 부산항운노조 전직 위원장 A씨와 B씨 등을 비롯한 사건 관계자 31명을 업무방해와 배임수재,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두 사람을 포함한 16명은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 본관. 2019.01.22 mironj19@newspim.com |
검찰에 따르면 부산항에서 노무독점공급권을 보유한 부산항운노조는 올해 2월 기존 정조합원 7695명, 임시조합원 2521명으로 전국 항운노조 중 최대 규모다.
검찰은 지난 2월부터 약 4개월 간 부산항운노조의 조직적 채용비리 정황을 포착해 수사한 결과 항운노조 가입·승진·정년 연장, 신항 전환배치, 일용직 공급 등 취업과 인력 공급 전반에 걸쳐 전·현직 노조위원장이 개입된 구조적 비리를 확인했다.
이번에 기소된 전직 노조위원장 A씨 등 14명은 총 10억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노조 집행부가 안팎의 청탁을 받고 항운노조 간부의 친인척 등 외부인 105명을 조합원인 것처럼 등재시켜 놓고 근무여건이 좋은 신항업체에 취업시킨 새로운 유형의 조직적 채용비리도 적발됐다.
아울러 이들은 특정업체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하고 1000여 명에 달하는 부산항의 일용직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도록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구속 기소된 A씨는 지난 2013년 5월부터 지난 5월까지 노조위원장을 지내면서 가공조합원 135명을 등재해 인사위원회 심사 업무를 방해하고 그 중 105명을 실제 조합원인 것처럼 추천해 신항업체의 채용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체교섭에서 보장받은 조합원 연금보험을 보험설계사인 아내를 통해 가입토록 해서 4000만 원 넘는 수당을 부당하게 챙기고 터미널 운영사로부터 임금협상에 협조하는 대가로 현금 15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또 일용직 공급업체에 독점적 일용직 공급권한을 부여하는 대가로 터미널운영사 퇴직자들에게 가공급여 1억2972만 원을 지급토록 하고 근로시간면제자 급여 8441만 원을 중복 수령한 혐의도 있다.
A 씨에 앞서 노조위원장을 지낸 B씨 역시 지인의 아들을 취업시켜주는 대가로 1000만 원을 수수하는 등 취업 청탁 명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5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또 각종 취업·승진 청탁을 받고 자신의 차량대금을 대납받는 등 3억원 넘는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용직 공급업체 실업주 C씨도 용역비 허위 지급 등으로 일용직 공급업체의 법인 자금 50억 원을 빼돌리고 일용직 공급독점권 유지를 위해 터미널 운영사 대표 등에게 약 7억 원을 건네는 등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과정에서 항운노조 관계자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국가인권위원회 서기관 등도 구속 기소됐다.
검찰 측 관계자는 “금품수수 비리 등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국가 기반시설인 항만에 대한 비리 수사가 부산항만의 경쟁력 강화와 항만 구성원의 처우개선이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제도개선 노력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수사 결과 드러난 문제점은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등 감독기관에 통보해 실효적인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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