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60억원대 횡령·탈세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 부인 권영미 씨가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11일 오후 2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등 혐의로 기소된 권 씨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권 씨는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고(故) 김재정 씨의 부인이다.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다스(DAS)의 협력업체 금강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권 씨 측 변호인은 “홍은프레닝과 금강 등에 대표이사나 감사로 등재돼 있었기 때문에 급여를 받았다고 해도 횡령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도 “이영배와의 공모에 가담한 적이 없고 그럴 의사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권 씨 측은 또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 직원 허위 급여 지급에 대한 횡령 혐의와 관련해 다투지 않기로 동의한 부분에 대해서도 입장을 철회했다.
변호인은 “공소장을 보면 이영배에게 (급여 명목으로 직원에게) 입금하도록 지시했다고 기재돼 있지만 그런 사실이 없다”며 “수입자에 불과해 횡령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법리적으로 다툴 부분이 있다”고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다만,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서는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5.24 pangbin@newspim.com |
이날 예정됐던 증인 신문은 모두 다음 기일로 미뤄졌다.
이영배 전 금강 대표와 이병모 전 청계재단 사무국장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었지만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이 전 국장은 증인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오는 길에 접촉사고를 당해 출석이 어렵게 됐다며 변호인 측이 재판부에 양해를 부탁했다.
이날 법정에는 금속노조 충남지부 다스아산지회와 주식회사 금강 등 조합원 40여 명이 권 씨의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자리를 가득 채웠다.
검찰에 따르면 권 씨는 금강과 다스의 자회사인 홍은프레닝에서 허위 급여를 받고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등 모두 6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회사의 법인세 7억1000만원을 탈루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 전 국장과 권 씨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하는 등 횡령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표를 지난해 3월 기소했다. 권 씨는 이들의 공소사실에 공범으로 적시됐다.
검찰은 권 씨와 함께 금강 법인도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전 국장은 지난해 7월 홍은프레닝과 금강에서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월 항소심에서 같은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고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권 씨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내달 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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