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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해피엔드', 현대인의 위선을 들추다

기사등록 : 2019-06-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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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조르주(장 루이 트랭티냥)는 프랑스 칼레 지방의 유지이자 건설업으로 부를 축적한 부르주아 로랑 가문의 기둥이다. 그에게는 건설회사 CEO 딸 안느(이자벨 위페르)와 유능한 외과 의사 아들 토마스(마티유 카소비츠)가 있다. 비슷한 시기 이들 남매는 새로운 문제와 직면한다. 안느의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토마스는 전 부인이 약물중독에 시달리면서 13살짜리 딸 에브(팡틴 아흐뒤엥)를 떠안게 된다.

영화 '해피엔드' 스틸 [사진=그린나래미디어㈜]

영화 ‘해피엔드’는 칸이 사랑하는 감독이자 오스트리아의 거장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 ‘아무르’(2012)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이야기는 전작과 이어진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아무르’를 ‘해피엔드’의 전사로 삼았다. 사지가 마비된 아내를 간병하다 결국 질식시켜 죽였던 조르주, 아내의 죽음 이후 그의 삶이 새 영화에서 연결된다.

물론 단순히 조르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은 아니다. ‘해피엔드’의 핵심은 로랑 가족의 이중성이 하나씩 드러나는 데 있다. 하네케 감독은 가문의 새로운 구성원인 에브의 시선으로 그들의 본능과 위선을 들춰낸다. 누구와도 진심을 교감하지 않고 가식으로 가득한 사람들. 불편하고 때때로 불쾌한 이들의 모습을 통해 오직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적대적인 건 모두 차단해버리는 현대사회 속 지나친 나르시시즘을 꼬집는다.

스마트폰과 PC, SNS 등의 소재를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영화는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그들의 내면을 휴대전화 동영상과 채팅 화면으로 설명한다. 이야기를 여닫는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도 스마트폰 화면이 채운다. 이 형식은 디지털 매체가 현대인의 인간관계를 어떻게 변화시켰으며, 소통 단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보여준다. 그러나 하네케 감독은 “소셜미디어의 확산을 특별히 경계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배우들은 반갑기도, 신선하기도 하다. ‘아무르’를 함께한 장루이 트린티냥과 이자벨 위페르가 전작에 이어 또 한 번 부녀로 호흡을 맞췄으며, 마티유 카소비츠, 프란츠 로고스키, 팡틴 아흐뒤엥, 토비 존스 등이 출연했다.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다. 오는 2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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